▲TBS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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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 흡입독성실험 안해...“피해자 확인에 소홀했다” 시인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옥시 측이 가습기살균제참사 청문회에서 이번 사건의 책임을 정부의 관리 부실로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지난 27일에 이어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일차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진행했다.

오전 세션 청문회는 약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와 박헌영 LG생활건강 대외협력부문 상무, 이치우 LG생활건강 공정성장팀 직원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특조위는 먼저 옥시 영국 본사가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위해성을 자사의 연구소 등을 통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와 그에 따른 책임에 대해 집중 심문했다.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거라브 제인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에 대해 “당시 옥시 한국지사의 마케팅 디렉터였던 거라브 제인은 가습기사태가 난 이후에도 조직적 은폐 관여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2011년 당시 거라브 제인 전 대표가 소비자들의 폐질환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과 자사제품의 유해성 주장에 대한 반론 등 사건은폐를 모의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최예용 부위원장은 박동석 대표에게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거라브 제인이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인데 옥시 영국 본사는 어떤 입장이냐”고 물었다. 이에 박동석 대표는 “영국 본사는 거라브 제인의 출석여부와 관련해 관계하지 않는다”며 “회사문제로 대두됐지만 형사사건은 개인적인 일로 알고 있다”고 대답해 특조위로부터 질책 당했다.

이 밖에도 박동석 대표는 “유공과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 제조했을 때 정부가 안전한 기준을 만들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했더라면 이런 참사가 났을 지 의문”이라며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2016년 옥시가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절차에 들어갔을때 정부기관과 SK케미칼이나 관련 제조업체들이 배상 책임을 했더라면 피해자의 고통은 현저히 줄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TBS방송화면 캡처.
▲TBS방송화면 캡처.

특조위는 이어 LG생활건강 관계자들을 상대로는 LG생활건강이 판매한 '119 가습기 세균제거제'의 원료인 염화벤잘코늄(BKC)의 안전성 검증 부실여부에 대해 추궁했다.

홍성칠 특조위 비상임위원은 "당시 제품에 대한 흡입독성 실험은 하지 않고 살균력을 우선 검토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치우 LG생활건강 공정성장팀 직원은 "흡입독성 실험은 하지 않았으나 문헌 검토를 통해 제품화했다"고 말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박헌영 LG생활건강 대외협력부문 상무 역시 "흡입독성실험을 안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LG생활건강이 110만 개나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했음에도 2011년 조사에서는 그 사실이 아예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며, 2016년 국정조사때까지 모르쇠로 침묵을 지킨 것을 성토했다.

최예용 부위원장은 "특조위에서 최근 부산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LG 가습기살균제를 사용자를 조사하자 20명의 사용자가 나왔다"며 LG생활건강이 피해자 확인에 무성의했음을 질책했다. 이에 박헌영 상무는 “회사차원에서 피해자를 찾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확인에 소홀했음을 시인했다.

전날 청문회에서는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와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이 참석해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 오후 세션에서는 전날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운성규 전 환경부 장관, 국방부 관계자들이 가습기살균제 관리 문제점에 대해 증인으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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