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둔화 속 AI 사업 성장 ‘뚜렷’
SKT, 9개로 '최다'…AI 확장 속 시장 더 커질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실적이 모두 공개된 가운데 각 사의 차세대 캐시카우로 데이터센터(DC)가 주목받고 있다. 이통3사 모두 AI DC 수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해당 성과가 향후 실적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2% 늘어난 3조9,781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비 90.9% 감소한 4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진행된 해지 위약금 면제와 함께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마련에 따른 비용 발생 영향으로 영업익이 줄은 것이다.
다만 지난 8월부터 가입자 이탈이 멈춘 데다 AI 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세부적으로 AI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5.7% 늘었는데 판교 DC 인수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임차지원사업 수주 효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AI DC 매출액은 전년비 53.8% 증가한 1,498억원을 기록했다. SKT는 2030년까지 AI DC 사업에서 연간 매출 1조를 달성하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오픈AI와 협력해 나가고 있다. SKT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해 총 9개의 AI DC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최근 오픈한 가산 DC는 AI DC로 고도화 돼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울산에 10번째 AI DC를 건설 중이며 추가로 서남권에 건설을 검토 중이다.
SKT 관계자는 "최근 오픈한 가산 DC는 서울에 지을 수 있는 마지막 입지인 만큼 대용량 시설을 지을 수 있는 부지 규모 덕분에 높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T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7.1%, 16% 늘어난 7조1,267억원, 5,38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도 전년비 16.2% 증가한 4,45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지난 4월 SKT 해킹 발생 이후 가입자들이 이탈한데 따른 반사 이익으로 풀이된다. SKT에 따르면 해킹 이후 세달 간 번호 이동 등을 통해 이탈한 가입자는 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KT의 클라우드·DC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T클라우드의 매출은 전년비 20.3% 증가한 2,490억원을 기록했다. KT클라우드의 AI DC는 이달 초 가산 AI DC가 개소한데 따라 현재 운영 중인 DC가 '경북 AI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 '청주 AI CDC', 대덕 AI DC, 백석 AI DC 등 5개로 늘었다.
KT는 이와 함께 지난 4월 ‘KT클라우드 써밋2025’에서 오는 2030년까지 320MW 이상의 DC 인프라 확대 계획을 밝히며 ▲소비자 직접 판매(D2C) 수냉 방식 등 고효율 냉방 기술 ▲AI 자율 운영 플랫폼 ▲AI 실증센터 ▲구독형 프리베이트 GPU 인프라서비스인 ‘콜로닷에이아이 ▲AI 인프라 운영 플랫폼 ‘데이터센터 통합 관리 서비스(DIMS) 등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향후에도 민간·공공 사업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DC를 변경·업그레이드하거나 신규 증설하는 등 인프라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5% 증가한 4조 10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비 34.3% 감소한 1,617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신사업인 AI DC 매출 성장이 특히 두드러졌다. AI DC 매출은 평촌 2센터 신규 고객사 입주에 따른 가동률 상승과 설계·구축·운영(DBO) 사업 진출 등 영향으로 전년비 14.5% 늘어난 1,031억원을 달성했다. 이를 포함한 기업인프라 부문 매출은 4,279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1999년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사업 진출 이후 서울 논현동 센터를 시작으로 ▲서초1센터(2001년) ▲서초2센터(2002년) ▲가산센터(2009년) ▲상암센터(2013년) ▲평촌메가센터(2015년) ▲평촌2센터(2023년) 등을 준공,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파주에 신규 AI DC도 구축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차세대 액체냉각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액체냉각 솔루션은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물이나 비전도성 액체를 통해 효율적으로 식히는 기술이다. AIDC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에 비해 고성능 AI 및 빅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만큼, 액체냉각 솔루션과 같이 효율적인 냉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액침냉각 기술은 평촌2센터에 실증 데모룸을 개설하고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B2B 사업으로의 확장도 고려 중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는 2026년에도 클라우드·AI DC, 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매출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산업 전반의 AI가 각광받고 있는데 따라 이의 구현을 돕는 AI DC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