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텅 바이낸스 대표(왼쪽)와 조영중 스트리미 대표. ⓒ각 사
▲리차드 텅 바이낸스 대표(왼쪽)와 조영중 스트리미 대표. ⓒ각 사

세계 1위 업체 자금 수혈…고팍스, 고파이 채무 숨통 트일 듯

오더북 공유·제휴 은행 변경은 ‘숙제’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인수를 완료한 가운데 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고파이’ 사태로 실질적인 업무 진행이 어려웠던 고팍스의 거래재개와 함께 국내 거래소들과 시장을 키울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운영사 스트리미는 전날 “고팍스의 이사회 변경 신고가 수리돼 경영의 안정성을 높이고 필요한 제도적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바이낸스는 2023년 2월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해 대주주가 된 이후 같은 해 3월 임원 등재를 위한 ‘임원 변경 신고서’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했다. 국내 금융당국의 임원 변경 심사는 약 2년 반 동안 진전이 없었지만 지난 15일 이를 수리한 것이다.

이에 고팍스는 대주주인 바이낸스와 긴밀히 협력해 고파이 예치금 상환을 위한 재원 확보 와 소액주주 동의 등 후속 절차를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고파이는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로 투자자가 가진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해외 운용사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이 이를 운용한 뒤 일정 비율의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난 2022년 글로벌 거래소 FTX가 파산하게 되면서 운용사인 제네시스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후 2023년 1월 제네시스 캐피털이 파산신청을 하게 되면서고팍스는 피해금을 상환받을 수 없게 됐다. 고파이 피해 금액은 비트코인 약 1,000개로 파악된다. 당시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2,800만원 수준 이었지만 지금은 1억5,000만원이 넘어가면서 채무 금액도 5배 넘게 급증, 고팍스가 갚아야 할 채무액은 1,60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고팍스는 부채 규모가 커져 자본 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허들은 남아있다. 고팍스는 두나무, 코빗에 이은 세 번째 가상자산사업자 면허 갱신 대상이다. 사업자 면허 갱신은 두나무, 코빗 등 기존에 사업을 진행하던 거래소에는 무리가 없지만 고팍스처럼 최대주주가 변경돼 사업을 다시 전개하기 위해선 필수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사업자 면허 갱신을 진행 중인 두나무 조차 아직까지 갱신을 완료하지 못했다. 

다만 고팍스가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낸스를 등에 업은 만큼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자금 수혈로 숨통을 트게 된 고팍스 입장에선 긍정적인 측면이 많을 것”이라며 “글로벌 1위인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가진 시장 노하우가 고팍스를 통해 시연될 때 침체된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의 국내 진출이 업계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를 발판으로 국내 거래소의 해외 진출 발판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국내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더북(호가창) 공유와 제휴 은행의 한계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이긴 하지만 국내 규제 환경에서는 고팍스를 통해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일 것”이라며 “바이낸스가 해외 진출 시 사용했던 오더북 공유 전략 역시 빗썸이 국내에 도입한 바 있지만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어 녹록지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 고팍스와 제휴하고 있는 전북은행의 불편한 접근성도 이용자들의 한도 계좌 생성에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해외 사업자가 가진 거래소와의 제휴가 불법 외환거래 의혹을 갖게 만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고팍스와 제휴하는 것은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