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태광그룹
▲태광그룹이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태광그룹

전통 제조업 넘어 신성장 동력 확보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태광그룹이 굵직한 인수합병(M&A)에 나서며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제조업에서 벗어나 소비재와 금융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은 최근 애경산업 지분 약 63%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인수가격은 4,000억원대 후반으로 추산된다. 동시에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을 앞세워 국내 1위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도 참여하며 또 다른 ‘빅딜’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경산업은 AGE20’s·루나 등 화장품 브랜드와 스파크·리큐·2080 치약 등 생활용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매출은 6,791억원,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매출 3,224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49.3% 줄었다.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률은 7.3%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생활용품은 안정적 수요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태광은 이번 인수를 통해 뷰티·생활용품 시장에 단숨에 진입할 발판을 마련했다. 보유한 홈쇼핑·라이브커머스 채널과 애경 브랜드를 결합하면 유통 효율성을 높이고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다. 글로벌 K-뷰티 수요 회복과 맞물려 브랜드 리뉴얼, 해외 유통망 강화가 병행될 경우 성장 모멘텀을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0년 설립 이후 상업용 빌딩,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굵직한 자산을 운용하며 국내 1위 부동산 운용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순영업수익 2,640억원, 영업이익 1,228억원, 당기순이익 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 70% 가까이 증가했다. 개발형 투자와 매각 차익이 실적을 견인했고, 리츠 및 부동산 펀드 운용수수료도 확대되며 안정적 수익 기반을 다졌다.

태광은 이지스 인수를 통해 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뿐 아니라 흥국생명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보험 자금을 부동산·인프라 자산에 투입해 그룹 내부의 자금과 운용 역량을 선순환시키고, 개발·리츠 상장·배당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통합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두 건의 M&A가 동시에 성사될 경우 태광그룹의 체질 개선 효과가 단숨에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소비재 부문은 애경 브랜드와 유통망을 활용해 성장세를 되살릴 수 있고, 금융 부문은 이지스를 통해 안정적인 운용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태광그룹이 섬유·석유화학이라는 전통 제조업 틀에서 벗어나 서비스·금융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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