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회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금융권의 총 파업이 기정사실화 하면서 우려했던 금융 서비스 중단 사태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노조)은 지난 1일, 모든 조합원을 상대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4.98%가 총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그간 노조는 오는 26일 주 4.5일제 도입을 목표로 예고해온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 노조는 “전(全) 조합원 쟁의행위를 가결하고, 사측의 교섭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며 핵심 교섭 요구안인 ▲임금 5% 인상 ▲주 4.5일제 전면 도입 ▲신규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재차 요구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2002년 주 5일제 도입도 가능한 산업부터 시작해 확산한 것처럼 금융산업이 먼저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총파업을 앞두고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오는 9월 3일에는 은행연합회관 앞에서 ‘성실교섭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와 사측을 상대로 한 최종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8일 오전 10시에는 언론을 상대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총파업에 이르게 된 당위성을 설명하며, 이번 투쟁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어피할 계획이다. 

이어 16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과 함께 주 4.5일제 실현을 염원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사회적 연대를 확산하고, 오는 26일에는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 5년간 765개 점포가 폐쇄되고 7,000명이 넘는 인력이 줄어든 현실에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가됐다”며 “임금인상률은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고 신규 채용 확대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압도적인 투표 결과는 이런 구조적 문제와 노동환경 악화에 대한 현장의 분노가 결집한 결과이다”며 “94.98%라는 높은 찬성률은 우리 사회 전체가 더 나은 노동환경과 삶의 질을 바라는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한다. 평균 1억원이 넘는 고연봉을 받는 금융권 종사자들의 ‘밥그릇 지키기’ 행위가 국민 정서의 기준을 넘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직원의 1인당 근로소득은 1억1,490만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평균 급여액도 6,350만원에 달해 삼성전자(6,000만원), 현대자동차(4,500만원) 등 국내 주요 제조 기업을 넘어선 상태다.

더 나아가 은행 업무의 상당수가 이미 비대면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현재보다 영업시간이 더 단축되면,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서비스 이용에 더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연례 행사처럼 총파업에 나선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커지고 있다. 실제 노조는 3년째 주 4.5일제 도입과 근무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시도했지만, 실제로는 매번 임금인상안을 통과시키는 선에서 사측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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