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정號, 순차입금 절감에 AI 신제품까지…체질 개선 속도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SK네트웍스가 ‘순차입금 제로’를 목표로 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는 최근 임직원 소통 행사에서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순차입금 제로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재무 안정화를 기반으로 AI 기반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구성원이 묻고, 리더가 답하다’란 명칭으로 구성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대표는 “향후 순차입금 제로 수준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업계 최고 수준의 운영 역량을 확보해, 보유 중인 사업 영역에서 흔들림 없는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적극 활용해 현재 보유한 사업 모델의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SK네트웍스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3년 말 약 4조5,000억원에서 2025년 반기 기준 약 1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불과 1년 반 만에 3조원 이상 빚이 줄은 것이다. 유동부채는 전년 상반기 5조9,96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155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고, 단기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9,238억원에서 2,082억원으로 감소했다.
실적을 보면, 매출 규모는 줄었지만 수익성 강화 효과는 뚜렷했다. 상반기 연결 기준 총매출은 3조1,53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7,656억원) 대비 16%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595억원으로 22.4% 늘었다.
업계는 이번 재무 안정화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신사업 확장과 AI 기반 혁신을 위한 ‘실탄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SK네트웍스는 상사·소비재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AI 기반 사업지주회사로 재편 중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계열사와 투자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AI 적용 사례를 확대하고 있다. SK스피드메이트는 독일 DAT와 협력해 AI 자동견적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며, 민팃은 AI 기반 기술로 휴대전화 성능검사와 등급 판별을 고도화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사 피닉스랩은 국내 최초의 모듈러 검색 증강 생성(RAG) 기반 의약학 특화 솔루션을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렌털·웰니스 플랫폼으로 확장 중인 SK인텔릭스에서는 생활가전 관리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SK인텔릭스는 이달 중 로보틱스 기술 기반의 웰니스 브랜드 '나무엑스'의 신제품 'A1' 출시를 앞두고 있다. A1는 자율주행 공기청정기 로봇으로, SK네트웍스의 AI 전략 모델 출발점이자 향후 웰니스·로보틱스 사업 확장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문화 혁신도 병행된다. 이 대표는 “회사의 방향성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제도와 문화를 개선해 구성원들이 자부심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여정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SK그룹 차원의 인재 중심 경영 기조와 맞물려 재무 안정화·AI 전환·조직문화 혁신이라는 세 축이 SK네트웍스의 체질 개선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매달 'SKMS 데이 커넥트 타임'을 통해 임직원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서울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에서 “SK경영관리 시스템(SKMS)는 구성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소통 행사에서 대표의 순차입금 제로 언급은 시점 확정 차원이 아닌 앞으로 당사가 어떤 회사가 돼야 할 지에 대한 청사진 제시 차원"이라며 "자산 정리나 추가 매각 같은 방법적인 부분보다는 더 큰 차원의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승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는) 기존 사업과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고 AI 관련 신규 사업 모델 확장과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비정상적인 투자,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우호적인 사업 환경과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으로 준수한 재무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중심 사업 개편 효과 가시화와 함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