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변화하는 요식 트렌드 속 음식의 흥망성쇠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왕카스테라, 대만식 커피, 탕후루 등은 인기가 식은 반면, 마라탕과 요아정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쇠퇴한 음식들은 주로 품질·위생 문제를 겪었거나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해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밀린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대왕카스테라는 2016년 홍대, 강남, 이태원 등 MZ세대가 많이 찾는 지역에서 ‘대만 야시장 음식’으로 소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커다란 빵을 자르는 장면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바이럴 효과를 얻었고, 1인당 1개 판매 제한, 긴 대기 줄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일부 업체가 값싼 식용유와 화학첨가제를 사용하며 품질 논란이 일자 소비자 신뢰가 무너졌고, 대부분 매장이 문을 닫았다.
대만커피 역시 한때 인기를 누렸지만, 이미 포화 상태인 한국 카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수요가 줄었다. 탕후루는 2023년까지만 해도 부흥세였으나, 달콤함과 단단한 식감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점포마다 과일 신선도와 시럽 비율이 달라 소비자 만족도가 일정치 않았다. 2023년 말 기준 817개였던 탕후루 매장 중 431개가 2024년 문을 닫았다.
◆소비자 선택권 늘려 경쟁력 강화
마라탕과 요아정이 살아남은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헬스·웰니스 트렌드와, 소비자가 음식 재료와 맛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라탕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2018년 명동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2022년 기준 국내 마라탕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연간 20~30% 성장했다.
프랜차이즈 ‘탕화쿵푸’를 운영하는 한국탕화쿵푸의 지난해 매출은 222억원으로 전년 182억원 대비 약 22% 늘었다. 한국인의 매운맛 취향에 맞춰 마라맛을 변형하고, 한식·라면·치킨·간편식 등 다양한 음식에 접목한 전략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소비자가 재료와 매운맛 단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요아정은 2021년 성수동 배달 전문 매장으로 시작해, 2022년 5곳, 2023년 15곳, 지난해 말 374곳, 2025년 현재 680곳 이상으로 가맹점이 빠르게 늘었다. 매출은 2022년 40억원에서 2023년 50억원, 지난해 471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7월에는 운영사 트릴리언즈의 요아정 지분 100%가 삼화식품에 400억원에 인수됐다.
요아정의 성공 요인은 신선한 과일을 얹는 웰니스·저당 트렌드 반영과, 기본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과일, 그래놀라, 토핑을 자유롭게 조합해 ‘나만의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MZ세대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미국·홍콩·중국·일본·호주·싱가포르 등 글로벌 진출도 추진 중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고물가·내수 부진으로 운영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과도한 출점으로 인한 품질 유지 문제도 있어, 요식업 운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