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볍고 빠르게”…1인 가구 이어 일반 가정도 '주목'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로봇청소기와 고성능 무선청소기가 주류로 자리 잡은 가운데, 방이나 주방처럼 자주 청소해야 하는 공간에서는 1kg대 초경량 무선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가전 업계는 사용 편의성과 부담 없는 가격을 앞세워 이 같은 틈새 수요를 적극 공략하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로보락, 미닉스 등 주요 제조사들은 최근 초경량 스틱형 무선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로봇청소기가 넓은 면적 청소를 맡는 환경에서, 짧은 시간에 국소 청소를 하거나 좁은 공간이나 구석을 청소하려는 '세컨드 용도'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특히 소비자들이 가벼운 무게는 기본으로, 긴 배터리 지속 시간, 강력한 흡입력까지 고려하면서 제조사들도 이에 맞춰 가격·성능·무게의 균형을 갖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5'를 선보였다. 기존 '코드제로 A9 에어'의 후속 제품으로, A5에서는 물걸레 기능을 추가로 탑재했다. 무게는 1.97kg이며, 최대 150W 흡입력을 갖췄다. 듀얼 내장형 틈새 흡입구를 적용해 별도의 액세서리 교체 없이 높은 틈새까지 청소가 가능하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단일 배터리 기준 약 40분이며, 출고가는 60만원대로 기존 코드제로 라인업 중 가장 저렴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물걸레 청소기 ‘A9’에 이어, 보다 가벼운 세그먼트의 ‘A9 에어’를 출시했고, 올해는 이를 한층 세분화해 ‘A9’, ‘A7’, ‘A5’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며 “특히 A5는 기존 제품에 물걸레 기능을 결합해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프리미엄 브랜드 로보락 또한 약 1.82kg대 제품을 앞세워 경쟁에 가세했다. 진공청소기 본체만으로는 1.55kg이며, 최대 흡입력은 158W로, 최대 60분간 사용이 가능하다. 출고가는 26만원대로 책정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미닉스 역시 지난달 처음으로 청소기 제품을 선보였다. 1인 가구에 적합한 가전을 선보인다는 회사 방침에 맞춰, 1.7kg대 제품을 내놓았다. 하중심 설계로 실제 체감 무게를 최대 57%까지 낮췄다. 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BLDC 모터를 적용해 흡입력을 높였고 배터리 지속 시간을 높일 수 있는 더스트비전 IR 센서를 탑재했다. 출고가는 30만원대다.
이처럼 다양한 중저가·초경량 무선 제품이 등장하는 배경에는 청소기 사용 방식의 변화가 있다. 로봇청소기가 대형 가구나 넓은 공간 청소를 주도하면서 무선청소기는 보조·보완 역할로 이동하고 있다. 좁은 틈새 공간, 가전 주변, 계단이나 복도처럼 로봇청소기가 닿기 어려운 곳은 초경량 무선 제품으로 해결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무선청소기가 집안 청소의 전부를 담당하는 비중은 줄었지만, 오히려 사용 빈도는 높아졌다”며 “로봇청소기가 놓치는 영역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경량 제품의 가치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몰 리뷰를 보면 “한 손으로 들어도 손목이 아프지 않다”, “세탁기 옆에 두고 매일 쓴다”, “거실에 놓고 바로바로 청소하게 된다” 등 ‘빠른 대응 청소’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과 성능, 디자인의 균형을 갖춘 실속형 제품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제조사들도 해당 세그먼트에 꾸준히 신제품을 투입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세컨드 가전 시장에서 초경량 무선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로봇청소기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스틱형 청소기는 그보다 한 단계 낮은 보급형 제품이자 보조 제품으로 인식하며 경량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1kg대 보급형 제품이 출시됐지만, 현재 2~3kg의 프리미엄 제품군도 더 가벼워질 수 있을지는 기술 발전 속도에 달렸다”며 “모터와 배터리의 경량화나 성능 혁신이 이뤄져야 추가 경량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