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펩시 산토토마스 공장 전경. ⓒ롯데칠성음료
▲필리핀 펩시 산토토마스 공장 전경. ⓒ롯데칠성음료

해외사업 성장세 속…필리핀 펩시는 경영효율화 작업중

지분투자한 빅썸바이오 성과 부진…"R&D·협업 시너지 지속할 것"

건기식 업계, "시장경쟁 치열…R&D 시간·투자비용 소요되며 차별화 요구"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하고 지분투자한 국내외 법인들의 실적 성과가 엇갈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해외사업의 일환으로 인수한 미얀마 현지 음료기업은 성과를 내고 있으나 필리핀 펩시는 아직도 적자 상황이다. 이외에도 지분투자를 늘려왔던 자회사 빅썸바이오 성과도 부진하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각각 경영효율화와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해 수익성 개선을 해내겠다는 목표다.

◆ 롯데칠성, 해외법인 인수 희비…미얀마 효자 필리핀 계륵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2014년 인수한 미얀마 해외법인은 지난해 순이익 17억6,600만원으로 견조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당 법인은 롯데칠성음료가 현지 음료기업 MGS와 합작으로 설립한 법인(롯데MGS베버리지미얀마)이다.

실제 미얀마 법인 매출은 해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매출은 33억원에서 2021년 190억원, 2022년 366억원, 2023년 630억원, 지난해 68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미얀마에서 매출 목표는 14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수치다.

다만 일부 자회사의 실적은 아직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롯데칠성음료가 2023년 경영권 취득한 필리핀 펩시가 그러하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해외사업 매출 4조245억원, 영업이익 1,849억원으로 지난 2023년 매출 3조2,247억원, 영업이익 2,107억원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이유는 필리핀 펩시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필리핀 펩시(Pepsi-Cola Products Philippines, Inc.)는 당기손실 106억원을 냈다. 올해 1분기 롯데칠성음료 실적에도 필리핀 펩시 적자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필리핀 펩시 영업손실 33억원을 냈다.

현재 필리핀 펩시는 비용 효율화 작업도 필요한 실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경 필리핀 펩시 문틴루파(Muntinlupa) 공장이 셧다운되기도 했다. 공장 폐쇄는 임대료와 공공요금 등 비용상승에 따라 지속 운영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결정이다.

다만 필리핀 펩시가 향후 롯데칠성의 외형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해외 자회사 중 필리핀 펩시 매출액 2,542억원(전년동기 대비 +5%), 영업손실 33억원(전년동기 대비 -10억원)을 시현했다"며 "문틴루파 공장 클로징 비용 34억원 반영(2분기 14억원 완료 예정)돼, 공장 통합으로 연 100억원 이상 개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구정원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 2023년 9월 연결법인으로 편입된 펩시 필리핀 법인은 공장 이전 등 일시적 비용 지출로 수익성이 저하됐으나 올해 들어 관련 비용 지출이 줄어들고 있으며, 외형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점진적인 이익창출력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필리핀 펩시에 대해 비용절감(ZBB: 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 일환으로 ▲생산 ▲영업·물류 ▲관리 3개 부문에서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필리핀 펩시 수익 제고를 위해 경영효율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며 "필리핀 펩시의 영업이익률을 중기적으로(올해 기준 3년 이내) 5%, 장기적으로 10% 내외로 개선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건기식 사업 시너지 글쎄”…빅썸바이오 인수에 업계는 ‘물음표’ 

롯데칠성음료의 자회사 빅썸바이오의 성과가 부진하다. 빅썸바이오는 지난 2022년 9월 롯데칠성음료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빅썸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유통 플랫폼 전문회사로, 최근에는 천연물 기반 기능성 소재 개발과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솔루션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2년 9월 빅썸바이오의 최대주주 박지예 대표 등으로부터 지분 52.93%를 약 9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23년 지분 14.12%를, 지난해 지분 9.42%를 추가 취득해 76.47%이다.

이렇듯 롯데칠성음료가 지분 투자를 늘렸으나 롯데칠성음료의 종속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빅썸바이오 자본 마이너스(-) 29억원이다. 빅썸바이오의 지난해 매출 49억원, 당기손실 2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적자 상황에서도 롯데칠성음료는 빅썸바이오와 시너지를 발휘한 여지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빅썸바이오가 보유한 기능성 소재 데이터와 기술적 노하우는 신제품 전략수립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앞으로 건강기능식품 R&D 및 사업화를 위한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건기식 사업 진출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투자를 늘리고 협업 시너지를 도모한다지만, 빅썸바이오가 자본잠식 상태라면 지분 이외의 연구개발 등에 투자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사실 의문"이라며 "통상 성과가 나지 않으면 이미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매각도 가능할 텐데 추가적으로 지분투자를 하면서 협업을 이어간다는 것은 이례적이다"고 봤다.

이어 "기능성원료 개발과 특허권 확보 등은 최소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건기식 R&D는 시간과 투자가 소요되는 것"이라며 "롯데칠성음료가 이미 제조유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음료사인 만큼 시너지라 하면 기능성원료 개발업체에서 연구개발한 원료를 음료 건기식에 적용하는 등으로 액상형태의 건기식 시너지 도모가 필요했을 텐데 시간과 비용이 들다보니 아직 성과가 나지 않은 듯 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현 건기식 시장은 그 성장성만큼이나 브랜드와 제품이 많아 경쟁이 심해 제품 차별화를 위한 노력 또한 요구되고 있다"며 "빅썸바이오가 건기식 시장에서 연구개발과 유통면에서 건기식 시장서 차지하는 점유율이나 업계 영향력이 아직은 크지 않다보니 회사 측이 고려해 시너지 마련에 고민중일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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