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제품. ⓒ어도비스톡
▲뷰티 제품. ⓒ어도비스톡

잘나가는 K뷰티, '핫'한 유통처와 인디브랜드·대형 뷰티 제조기업 협업 늘어

국내 K뷰티 가성비·체험·테크 각광 추세…글로벌 사업 진척 따라 수혜는 '희비'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K뷰티는 여전히 글로벌 대세다. 다만 K뷰티 제조·유통업계에서는 'K뷰티 잭팟 수혜'에 따른 실적·주가 성장·반등의 수혜는 '희비'인 양상을 띄고 있다. 글로벌 객의 K뷰티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사업의 진척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뷰티에 대해 글로벌 인지도·신뢰도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 하자 미국 내 K뷰티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 K-뷰티(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4년에는 K-뷰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22%를 넘어섰고, 이는 전년 대비 3%p 증가한 수치다. 난해 전 세계 상위 수출국의 화장품 수출액이 역성장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세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K-뷰티의 소구점(경쟁력)은 ▲우수한 품질 ▲빠르고 트렌디한 신제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며 “현재 K-뷰티는 3가지 모두 미국과 중국 브랜드를 압도한다”고 분석했다. 

K뷰티 경쟁력이 글로벌로 확산되자 국내 관련 기업들도  외국인 관광객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투자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외로 나눠보면 국내에서는 가성비와 외국인 객들 유치가 중요해지고 있다.

가성비로서는 대중소 뷰티제조기업이 마트, 편의점, 올리브영, 다이소 등 유통처와 협업해 초저가 화장품을 내거나 가성비 제품을 입점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특히 중소인디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대형 뷰티제조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이미 갖춘 품질에 가격경쟁력을 입히고 있다. 예로 LG생활건강은 이마트와 협업해 4,950원의 초저가 토너·세럼·크림·선크림을내놓기도 했다.

또, 외국인 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국내 유통처 올리브영·다이소 등에 입점해놓는 것이 대세가 됐다. 특히 유통처 올리브영은 나날이 외국인 객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5월 약 720만6,700명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같은 기간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외국인 고객 수는 596만2,700여명으로 80%를 넘었다. 이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대다수가 올리브영에 들렸다는 것이다.

이같이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올리브영에 아모레퍼시픽(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LG생활건강(더후, 오휘, 빌리프, 숨37) 등이 입점해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아울러 뷰티테크의 일환으로 뷰티기기와 제품을 활용한 체험서비스를 늘리는 추세다. 예컨대 메이크업 오버, 피부진단 기기 체험 서비스 등등이다.

​올리브영의 경우 최근 북미 최대 뷰티 박람회 코스모프로프에서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운영 중인 피부 진단 기기 '스킨스캔'을 활용한 '셀프 피부 진단 체험존'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에 연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MZ 외국인 겨냥 프리미엄 체험 콘텐츠를 전개했다.

이와 함께 해외 객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몰과 앱, 해외 역직구(수출)몰을 강화하고 틱톡, 유튜브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채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수출 비중을 확대하고 해외 현지법인 설립에 투자하고 있다.

◆K뷰티 부흥하는데, 수혜 양상은 달라…글로벌 사업 '진척'이 영향

전세계적인 K뷰티 산업 부흥세 속에 K뷰티 제조유통 기업의 실적과 주가 등 수혜는 희비인 상황이다. K뷰티 대표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올리브영 등이 한 예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가성비 높은 중소인디 브랜드 등 K뷰티를 알려온 올리브영은 K뷰티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매년 매출 성장세로 지난해 매출 4조8,000억원으로 '5조원' 목전까지 왔다.

이와 비교해 K뷰티 제조기업이자 기성 '양강'으로 통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수혜 양상은 사뭇 다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2020년 영업이익 1조원이었으나 올해 2025년 추정치는 약 50% 감소한  4,829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같은기간 영업이익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LG생활건강이 K뷰티 대세감과 글로벌 모멘텀을 통한 실적·주가가 탄력받지 못하고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연간 추정 매출은 4조3,412억원, 영업이익 4,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73%, 86.7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간으로 보면 코로나19 발생으로 중국봉쇄정책이 시행됐던 지난 2020년 실적(매출 4조4,322억원)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추정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조8,360억원, 4,829억원 전년(매출 6조8,119억원, 영업이익 4,829억원)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5년 전 실적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20년 LG생활건강의 매출은 7조8,445억원, 영업이익 1조2,20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실적 부진만큼이나 주가도 내리막길이다. LG생활건강의 주가(이달 22일 종가기준)는 33만1,500원으로 5년 전 대비 74.94% 하락했다. 이는 LG생활건강이 경쟁사 대비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을 늦게 전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2023년부터 체질개선과 함께 글로벌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한 덕분에 작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면서도 "아직은 뷰티 전체 매출에서 북미 비중이 작고 중국향 매출 비중이 여전히 높다"며 글로벌리밸런싱 전략을 통한 '체질개선' 성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진단을 냈다.

올해 2분기에도 두 기업의 성장세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의 7월 아모레퍼시픽 2분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액은 9,817억원 (+8%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753억원 (+1,693%)으로 추정됐다. 중국과 북미, EMEA 등 글로벌 법인에서 각각 23%, 15%, 30% 매출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에도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이 분석한 LG생활건강의 2분기 실적 추정치를 보면 2분기 매출액은 1조 7,341억원(-1%,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1,331억원(-16%)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력사업군인 화장품과 생활용품 부문에서 생활용품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화장품 사업 매출은 7,260억원(-4%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469억원 (-36%)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면세 채널 부진이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중국 매출 3%, 북미 매출 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모레와 해외 매출 성장폭이 크지 않다.

이와 관련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해외 성장은 양호하나 국내 주요 채널의 영향으로 매출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익성은 육성 채널 에 대한 마케팅 투자 확대 영향으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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