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모형. ⓒ윤서연 기자
▲삼성전기 MLCC 모형. ⓒ윤서연 기자

AI 서버·ADAS 동시 공략하는 '더블 A' 전략 속도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기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와 자동차 전장용 부품 등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 'MLCC'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를 실적 반등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회사 측은 올해 전장·산업용 고부가 부품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상태다.

14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삼성전기 학습회’에서는 AI 서버 및 전장용 MLCC의 삼성전기 기술력과 시장 전략이 소개됐다. 삼성전기는 지난 1988년부터 MLCC 사업을 시작해 2016년 산업·전장용 제품 생산을 개시했고, 2018년에는 부산에 전장 전용 라인을 구축하며 관련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MLCC는 전자 회로에서 전기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핵심 부품으로, 최신 스마트폰 한 대에만 1,000개 이상, 전기차에는 2만~3만개까지 탑재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이에 맞춰 삼성전기는 초소형, 초고용량, 고온, 고압 등 다양한 환경을 만족하는 제품군을 확대하며 대응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보다 약 10배 더 많은 MLCC가 들어간다. 이처럼 높은 수요 환경에서는 기술 안정성과 부품 신뢰성이 핵심이다. 삼성전기는 현재 이 분야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중이다. 회사는 AI 기술의 빠른 확산과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고신뢰성 MLCC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발맞춘 제품 전략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민곤 MLCC 개발팀 상무는 "컴퓨팅 파워가 늘면서 MLCC 사용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며 "당사는 AI 서버와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더블 A(Double A)’ 전략을 추진하며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서버에는 소형·고용량·고온 제품이, 전장에는 고온·고압의 고신뢰성 제품이 요구된다”며 “당사는 높은 습도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기술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스마트폰처럼 경량화·슬림화를 지향하는 제품에서도 MLCC 수요는 존재하지만, 데이터센터와 AI 서버에서 고용량 중심의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상무는 “일반적으로 AI 서버에 들어가는 MLCC 사용량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서비스 사용량이 커질수록 자연스럽게 사용량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민곤 삼성전기 MLCC 개발팀 상무가 14일 열린 삼성전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이민곤 삼성전기 MLCC 개발팀 상무가 14일 열린 삼성전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이민곤 상무는 “당사 제품의 강점 중 하나는 두께를 더욱 얇게 구현해 실제 사용 환경에서 더 높은 유효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최근에는 고객사로부터 구체적인 스펙을 요구받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에 맞춰 일반 범용 제품의 스펙 안에서 충족시킬 수 있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도 시장 선점 박차

삼성전기는 MLCC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전자부품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도 산업·전장용 고신뢰성 기술과 IT용 초고용량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상무는 "휴머노이드가 어떤 기능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들어가는 MLCC의 유형과 양도 달라진다"며 "개발 위주라면 AI서버에 탑재되는 MLCC 양이, 움직임이 요구되는 로봇이라면 전장에 탑재되는 MLCC 정도가 탑재될 것으로 보이며 이미 당사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올 1분기 AI 서버 및 전장용 MLCC 공급 확대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 바 있다. 1분기 매출은 2조7,386억원, 영업이익은 2,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9.2% 증가했다. 특히 MLCC가 포함된 컴포넌트 부문은 1조2,16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오는 31일 발표될 2분기 실적에서도 고부가 MLCC 전략이 효과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2분기 매출액 2조7,214억원, 영업이익 2,08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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