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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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주식·회사채 30.8조 발행…CP·단기사채도 17.5% 증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대기업 대출 잔액 ‘둔화’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 성장률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기업들이 시중은행을 통한 자금조달보다 회사채 발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조달금리가 낮아졌고, 사실상 은행 대출과 금리차가 크지 않기에 기업들이 직접금융을 택해 불확실한 대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회사채 발행은 기존 채권의 상환을 위해 재차 채권을 발행하는 차환 목적이 90%에 달했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기업들이 공모를 통해 조달한 직접금융 규모는 총 30조8,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1조8,169억원) 보다 41.2% 증가한 액수다.

세부적으로 회사채 발행은 같은 기간 9조원 넘게 늘며 총 30조4,285억원에 달했고, 단기성 자금 조달 수단인 CP(기업어음)·단기사채 발행액도 139조6,684억원으로 20조원 넘게 증가했다. 회사채 가운데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8조8,830억원으로 전월(4조2,020억원)보다 111.4%나 급증했다. 자금 용도별로는 차환 목적 비중이 86.9%로 여전히 크다. 운영자금 조달 비중은 12.6%까지 확대되며 전월(8.2%)보다 상승했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시장금리 자체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A급 공모 회사채 발행금리는 2%대까지 하락했다.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서 투자자들이 대안으로 채권투자를 고려하고 있기에 수요가 늘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기업 입장에선 발행금리 자체를 낮출 수 있는 이점이 있는 상황이다.

통상 신용등급 상위인 AAA급과 AA급은 우량채로 분류된다. A급 이하 채권은 비우량채로 취급된다. 발행규모를 보면 A등급 회사채 발행은 지난달 말 기준 한 달 전보다 215.2% 증가해 2조4,43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AA등급 이상 비중은 70.8%로 하락세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비우량채 발행이 증가한 것이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사태 이후 비우량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졌음에도 비우량채 내에서 우량한 종목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리인하 기조 속에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 회사채 인기, 시중은행 대출 성장률은?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시중은행들의 대출 성장률은 둔화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대기업 대출 증감률은 국민은행 -0.5%, 신한은행 0.8%, 우리은행 2.3%, 하나은행 3% 등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특히 국민은행의 1분기 대기업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41조7,534억원에서 41조5,535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5%에서 11.3%로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4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서나,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 시기 각 은행의 직전 분기 대비 대기업 대출 증감율은 국민은행 1%, 신한은행 10.6%, 우리은행 7.1%, 하나은행 7.4%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하향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기업들 입장에서) 만기 1년짜리 은행 대출보다 상대적은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는 회사채에 더 눈길을 두고 있는 것 같다”며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연 1%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회사채 금리가 낮아졌음에도 투자수요가 많기 때문에 우량 등급 위주로 발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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