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며 종합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기존 금융 사업(이자 마진)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문화, 통신, 공공서비스 등과 같은 비금융 사업을 통해 고객 데이터 확보,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내년 상반기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출시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준비 중인 플랫폼은 공연·전시 티켓을 중개하는 서비스로, 수수료 중심의 수익 모델보다 상생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 전시나 인디밴드 공연 등 소규모 기획자들도 자유롭게 참여시켜 자금 조달과 홍보를 동시에 지원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지역 축제나 공공 목적의 행사 티켓도 해당 플랫폼을 통해 유통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도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통해 스포츠, 문화 분야의 티켓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K리그와 축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는 하나은행은 스포츠 관련 정보를 얻거나 경기 티켓을 예매할 수 있도록 했다.
비금융 서비스 확대는 공공서비스로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 앱을 통해 정부 24 전자증명서 발급, 신분 확인, 홈택스 연말정산 등 실생활과 밀접한 업무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은행은 인증 시장 확대에 맞춰 고객 확보와 앱 MAU(Monthly Active Users·월간 활성 이용자 수)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통신사에 지급하던 본인 확인 비용 절감과 함께 인증 기반 비대면 채널로 외국인 고객 확보도 노릴 수 있다.
지난 2023년 KB국민은행은 비금융 플랫폼 서비스 편의 향상을 위해 간편인증서 KB국민인증서 Lite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국세청 홈택스, 정부24, 청약홈, 한국전력공사 등 700여 개 공공·민간기관 간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증서 가입자 수는 1,500만명을 넘어섰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앱(KB스타뱅킹) 내 '국민지갑'을 통해 ▲여권 재발급 ▲예비군 동원훈련 일정 조회 ▲공공도서관 이용증 발급 ▲운전면허 벌점 감경교육 예약 ▲국립생태원·국립수목원·휴양림 예약 ▲KTX·SRT 승차권 예매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앱(SOL뱅크) 내 '공공서비스 즐기기'에서 청년·출산·구직/실업·전입 등 4개 분야 1,100여개 정부 혜택을 조회하고 신청 할 수 있는 ‘혜택 알리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앱(우리WON뱅킹) 내 ‘원더월렛’에서 4개 기관(경찰청·병무청·국립중앙도서관·한국장학재단) 민원정보를, 하나은행은 앱(하나원큐)에서 정부24 전자증명서, 국민비서, 고속도로 통행료 납부·환불 등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은 향후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서비스 연계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비금융 플랫폼 사업 방향은 더욱 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향후 시중은행 앱이 신분증, 증명서 역할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마이데이터, 가상자산과 같은 서비스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각 플랫폼 별로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과 비금융, 공공과 민간을 넘어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금융 확대는) 수익성 저하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고객 락인(Lock-in)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