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시중은행들이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장과 체크카드, 해외송금 서비스 등 특화 금융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은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점, 상담서비스만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은 금융 상품으로 영역을 넓히며 외국인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고 이들의 경제력도 향상되면서 외국인 고객에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 됐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 21일 외국인 고객을 위한 전용 신상품 ‘IBK BUDDY 외국인통장·카드’를 각각 출시했다. IBK BUDDY 외국인통장은 이체·출금 수수료 등이 면제되는 입출식 통장으로 주요 외국통화(USD·JPY·EUR) 환율을 80% 우대한다. 또 전월 50만원 이상 입금 실적 보유 시 SMS 거래내역 통지 수수료도 면제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IBK BUDDY 카드는 6대 생활영역(대중교통·이동통신·다이소·배달앱·편의점·쿠팡)에서 할인횟수 제한 없이 5%가 할인되는 체크카드다.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1만원의 통합할인한도가 적용된다. 기업은행은 이번 상품명을 정한 배경에 대해 "친구처럼 따뜻하고 친밀한 금융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4월 30일 외국인 고객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 ‘KB Quick Send’를 출시한다. 외국인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인 KB Quick Send는 고객 니즈를 반영해 낮은 수수료(건당 5,000원)와 최대 1영업일 이내의 빠른 송금 속도가 특징이다. 외국인 고객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건당 최대 미화 1만 달러 상당액까지 송금할 수 있다. 송금 가능 국가는 5개국(네팔·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으로 시작해 올해 상반기 안에 최대 48개국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7월 ‘이나인페이 SOL글로벌 통장&체크카드’ 서비스 도입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이나인페이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받은 후 해당 서비스 제공을 공동 개발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E9pay(이나인페이)에서 제공하는 16개국 언어 지원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들의 언어적 제약 및 개인정보 입력 등의 불편함을 줄이고, 금융 접근성 및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신분증을 보유한 장기체류 외국인이라면 E9pay(이나인페이) 앱에서 입출금계좌, 체크카드를 동시에 신규 발급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관광객 서비스도 출시된다. 지난 10일 우리은행은 여행 플랫폼 ‘WOKA'를 운영하는 기업 원더라운드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향후 2년간 WOKA 플랫폼과 연계해 환율 우대 환전, 원화 출금, 선불카드 충전 등 외국인 관광객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금융권에선 시중 은행들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상품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외국인 전용 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또 신한은행은 3분기 중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 늘어나는 국내 체류 외국인, 금융지원 확대될 듯
은행권의 외국인 대상 금융서비스 확대는 국내 체류 외국인의 거주자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장기체류 외국인 수는 2022년 168만8,855명에서 2021년 188만1,921명, 2024년 204만2,017명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이들의 소득도 내국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월평균 소득 200만원 이상인 외국인 비율은 지난 2017년 40%에서 2023년 57%으로 늘어났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서비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금융당국도 외국인의 편의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거주 등록외국인을 대상으로 '모바일 외국인등록증' 발급 도입에 이어 3월 21일부터는 모바일 외국인등록증을 통해 6개 은행(신한·하나·아이엠뱅크·부산·전북·제주)에서 계좌개설 등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다른 금융사를 이용하는 등록외국인도 모바일 외국인등록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대면, 비대면 채널이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은행의 외국인 고객을 위한 맞춤형 혜택은 중요한 경쟁력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