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인하 본격화…자산운용수익 ‘빨간불’
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 등…투자손익 ‘감소’ 전환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보험영업 보다 투자에서 실적상승을 이끌어 낸 것으로 조사됐다. 표면적으로 순이익이 향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본업보다 투자를 통해 실적을 방어한 일종의 착시 현상이다. 보험사들이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하락기에 접어든 만큼 자산운용수익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험사의 투자손익이 금리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 22곳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5조6,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 32곳의 순이익은 8조5,066억원으로 3.1%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생명·손해보험사 모두 보험손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 보험 본업의 수익지표인 보험손익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사업비 등을 뺀 금액이다.
지난해 생보사 보험손익은 4조2,6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 감소했다. 지난해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기준 강화로 일부 대형 생보사의 일회성 비용이 늘어 보험손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미보고발생손해액은 보험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으나 아직 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지난해 손보사 보험손익은 8조2,4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줄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가 보험손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투자부문에서는 생명·손해보험사 모두 뛰어난 성과를 냈다. 보험사들은 고객이 낸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지난해 생보사 투자손익은 3조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8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 투자손익은 3조2,577억원으로 22.1% 늘었다.
◆ 금리 향방에 따른 투자손익 ‘물음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시장금리도 하락세다. 연중 2~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보험사 입장에선 투자손익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통상 보험사는 채권 투자 수익을 발생시키는데,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가격이 상승해 투자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 채권에 수요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 채권을 발행하는 기관은 채권을 더 팔기 위해 금리를 높게 준다. 반면 금리가 내림세를 나타낼 경우 채권에서 얻는 수익이 줄게 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채권가격이 오르면 채권금리는 낮아지면서 투자손익이 감소하는 배경이다.
실제 채권비중이 높은 보험사 중심으로 투자손익이 감소하기도 했다.
삼성화재의 투자손익은 지난해 4분기 6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20억원 감소했다. 삼성화재 투자손익은 지난해 1분기 2,930억원, 2분기 2,260억원, 3분기 2,640억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의 투자손익도 지난해 4분기 1,2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2,447억원) 49.3%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의 투자손익은 2,039억원에서 1,618억원으로 2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현대해상의 투자손익은 1,090억원에서 390억원으로 64.5%포인트 급감했다. KB손해보험의 투자손익 역시 446억원에서 331억원으로 25.8%포인트 내려갔다.
반면 생명보험사 중에서 한화생명의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3,334억원에서 3,91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운용자산이익률은 3.79%에서 3.59%로 0.20%포인트 떨어졌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 자산운용 능력을 보여주는 투자 수익률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투자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이어질 저성장, 저금리, 고환율 환경이 보험산업에 자본과 유동성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규제에 속도조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고, 자산운용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규제 완화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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