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주들, 주가 부진 '질타'…고개 숙인 경영진
'경영진단' 시스템 LSI "내실화 집중해 경쟁력 회복할 것"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 기술력 회복, 신사업 확장, 주주가치 제고 등 삼성전자의 향후 경영 전략이 논의됐다.
최근 이재용 회장이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한 행동을 주문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삼성전자가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 주가 부진 지적 잇달아…한종희 “회복까지 시간 필요, 믿어달라”
이번 주총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 주주는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했는데, 삼성전자는 5만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가 부양책이 있는가?”라고 강하게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종희 부회장은 “최근 AI 반도체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 스마트폰과 가전 등 주요 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이미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고, 1차로 매입한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2월에 완료했다”면서 “2차로 시작한 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가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경영진을 믿고 기다려달라”며 실적 개선을 통한 주가 회복을 약속했다.
이어 한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들에게 신뢰를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반도체 산업의 경쟁 심화와 IT 기술 급변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매출 30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비 증가했다”며 “올해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반도체 기술력 회복 강조…HBM·파운드리·엑시노스 전략 공개
반도체 부문의 기술력 회복과 시장 경쟁력 확보 방안도 주주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DS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 나가겠다"며 수익성과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메모리 선단 공정 전환 가속화를 비롯해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고객 서비스 중심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대응과 관련해 “HBM3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HBM 시장 초기 대응이 늦어 경쟁력을 놓쳤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HBM3 12단 제품을 통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며 “HBM4와 커스텀 HBM 같은 차세대 제품에서도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는 가운데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은 “파운드리는 수주 사업이기 때문에 지금 투자한 기술이 실적에 반영되려면 2~3년이 걸린다”며 “현재 2나노, 3나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영진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시스템 LSI사업부는 사업 내실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탑재를 위한 성능 극대화와 이미지 센서 사업에서도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박용인 시스템 LSI 사업부장은 “엑시노스는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온디바이스 AI(디바이스 내 AI) 기능을 강화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AI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고, 카메라 센서 및 전력 관리 칩(PMIC) 등 연관 제품과의 연계를 강화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삼성전자가 신설한 ‘신사업팀’과 관련해, 인수·합병(M&A) 추진 계획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종희 부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가 중요한 전략임을 잘 알고 있으며, 여러 방면에서 추진 중”이라며,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협동 로봇), 영국 옥스포드 시맨틱 테크놀로지스(AI 지식 그래프), 프랑스 소니어(의료기기 AI) 등의 지분 인수 등이 진행됐다”며 “반도체 분야는 주요 국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승인 이슈도 있어 M&A가 쉽지 않지만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4인(김준성, 허은녕, 유명희, 이혁재) 선임 ▲사내이사 3인(전영현, 노태문, 송재혁)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2인(신제윤,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상정되었으며,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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