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이커머스 ‘배송 전쟁’

CJ대한통운 협력사 이어 11번가도 ‘주 7일 배송’ 도입

빨라지는 배송 시계에 노동환경 경각심 목소리 높아져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지난해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 G마켓 등과의 물류 유통을 위해 대대적으로 손잡은 CJ대한통운이 올 들어 연간 약 70일로 추산되던 ‘택배 휴일’을 사실상 없애고, ‘주 7일 배송’ 체제를 가동했다. 

이와 함께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도 한진택배와 협업해 토·일요일에 주문 시 무료로 하루만에 배송하는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를 이달 22일부터 도입하고, 역시 ‘주 7일 배송’으로 시스템을 확장하면서 배송 전쟁이 또 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급증하는 온라인 쇼핑 수요와 쿠팡이 선점해온 휴일 배송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테무까지 이른바 ‘C커머스’가 국내 시장을 정조준하면서 가열되는 입지 경쟁 속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뉴스, 커뮤니티, 카페, 유튜브, 블로그, X,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지식인, 기업·조직·정부, 공공 등 12개 채널 24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들의 관심도를 조사한 결과, 쿠팡이 총 397만9747건의 온라인 정보량으로 1위를 차지했다. 더욱이 소비자들은 쿠팡을 선호하는 이유로 ‘빠른 무료 배송’을 주요하게 꼽은 것으로 파악됐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지난해 이커머스업체 5곳의 정보량이 직전 연도 같은 기간에 비해 48.74% 급증, 소비자들의 온라인 쏠림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서 “쿠팡이 2년 연속 선두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커머스업체들은 배송 운용력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번 11번가의 신규 배송 전략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주문 시 하루만에 배송해주는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다. 이는 11번가 직매입 상품 등을 무료배송 하는 ‘슈팅배송’ 전 상품 대상이다.

지금까지 11번가 슈팅배송은 평일 자정(00시) 전까지 주문한 상품을 바로 다음날 무료로 배송해주는 익일배송 서비스였는데,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 도입으로 ‘주7일 배송 시스템’을 갖추면서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당 서비스는 토·일요일 오전 11시 이전에 슈팅배송 상품을 구매하면 주문 당일 제품 수령이 가능하다. 오전 11시 이후 주문 시에는 다음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방식이다. 여기에 서울 전역을 비롯해 경기·인천 지역 대부분(일부지역 제외)에서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11번가 박현수 최고사업책임(CBO)은 “슈팅배송 서비스를 함께 하고 있는 한진택배와의 물류·배송 협업을 통해 익일배송에 이어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까지 도입하면서 11번가 고객들의 편의성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슈팅배송’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를 평일까지 확대하는 등 11번가의 배송 서비스 품질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치열해지는 배송 업황에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해부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가속화되는 택배시장에서 과로사 방지를 비롯한 야간노동 대책 수립, 비정규직 일자리 양산 등에 대해 정확한 조처를 요구하는 청문회를 진행해 오며, 배송 시스템에 대해 여러 지적을 이어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니즈를 맞추기 위한 배송전쟁이 격화되는 만큼 그에 걸맞은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지속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당국의 행정 조처는 물론, 기업과 노동자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조직 구성 등 여러 제반사항도 지속 강구해야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