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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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익 감소본업 실적 부진과 통상임금·자산평가 따른 손상차손 비용 발생 영향

롯데쇼핑 밸류업 관련 소액주주 연대 "실제 현금창출할 수 있는 수익성 위주 전략 필요" 요구

증권가, "저수익 자산 정리·국내 수익성 강화·해외 사업 확장" 관건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지난해 '유동성 위기' 논란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롯데그룹이 케미칼 사업뿐 아니라 유통 자회사 사업의 부진 또한 장기화되고 있어 우려된다. 2022년까지만 해도 높은 경쟁력으로 호실적을 거뒀던 롯데케미칼의 자금창출력과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면서 롯데그룹의 전 사업부로 그 여파가 퍼지는 양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그룹의 본업이었던 식품제조·유통사업 역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여파에 심화되는 내수부진과 경영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세다. 롯데그룹은 '유통공룡'이라 불릴 정도로 본디 식품제조·유통업이 강세인 기업이다. 이 기업의 실적 부진은 국내 식품·유통 시장서 소비자 선택권 축소, 고용창출부터 주주가치 손실 등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그 우려가 커진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최근 3년간 매출 추이를 보면 2023년 14조5,558억원, 2022년 15조4,760억원, 2021년 15조 5,735억원으로 매년 감소세이며, 영업이익은 2023년 5,084억원, 2022년 3,862억원, 2021년 2,076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즉 이익은 내고 있지만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3조9,866억원으로 전년(14조5,559억원)보다 3.9% 줄고 영업이익은 4,731억원으로 전년(5,084억원)대비 6.9%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마저 줄은 것이다.

지난해 사업부문별 실적 구성비를 살펴보면 순매출 14조원에서 국내백화점 3.2조(23%), 국내마트 4.1조(29%), 하이마트 2.4조(17%), 해외마트 1.5조(11%), 슈퍼 1.3조(9%), 홈쇼핑 0.9조(7%), 컬처웍스 0.5조(3%), 해외백화점 0.1조(1%), e커머스 0.1조(1%)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비중이 높은 유통 자회사들의 실적을 보면 국내 백화점과 국내 마트 실적이 부진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국내 백화점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3조2,036억원, 영업이익은 19.9% 감소한 4,061억원에 그쳤다. 잠실점 3조 달성에도 불구하고 고온영향으로 패션 트렌드가 둔화되며 매출이 감소했고 일시적 비용 증가 영향으로 영업익이 감소했다.

국내 마트·슈퍼 사업은 지난해 매출 5조3,756억원으로 전년비 3.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465억원으로 36.2% 감소했다. 기존점 매출 신장률을 보면 국내 마트 1.0%, 슈퍼 8.9%로 리뉴얼 점포 중심 기존점 매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일시적 비용 증가 요인으로 영업적자를 확대했다.

하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매출 2조3,567억원으로 전년비 9.7% 감소했고 영업익 17억원으로 79.1% 감소했다.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오프라인 가전양판점 업황 회복이 지연되며 실적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백화점과 해외할인점 실적은 선방했다. 해외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15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비 43.7% 성장, 영업익은 지난해 영업손실 61억원으로 전년 206억원의 영업손실보다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롯데쇼핑의 해외백화점과 해외할인점 사업은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몰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해외할인점(마트)의 경우도 베트남 하노이센터점 ,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점을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 1조4,970억원으로 전년비 3.0% 증가했으며 영업익 478억원으로 전년비 19.6% 늘었다.

이처럼 지난해 롯데쇼핑의 실적에서는 주요 유통 자회사를 중심으로 해외사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수부진과 불경기에 따른 여파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 비우호적인 소비환경 영향이 컸다. 여기에 경영 효율화 일환으로 발생한 ▲통상임금과 ▲자산재평가 등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이 반영된 데에 따른 영향도 있었다.

통상임금은 임금 기준에 대한 대법원 판례 변경으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인건비 증가액(연결기준 532억원)이 발생했다.

또, 자산재평가 실시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긴 했지만 지난해 롯데쇼핑의 당기순이익은 자산재평가에 따른 손상인식 규모 증가로 2023년 1,692억원에서 지난해 당기순손실 9,8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190.4%에서 지난해 말 재평가 효과로 128.6%로 61.8%포인트(p) 축소했고 토지장부가는 9조4665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 재평가 이후 증가한 장부가액 대비 공정가치가 낮은 점포에 대한 손상차손 7,405억원이 발생했다.

이처럼 롯데쇼핑의 지난해 부진한 실적은 일시적인 비용 발생이 반영된 것도 한몫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쇼핑 연간 영업이익의 경우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정 부담금(532억)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2024년 5,374억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 등의 노력이 '지표상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제고하는 것에 그칠 우려다. 실제적인 현금유입, 현금창출을 일으킬 수 있도록 수익성 중심의 사업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2025년 가이던스로 매출액 14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 13.9조원에서 소폭 상향, 영업익 목표는 26% 이상 상향한 목표치다.

그러면서 최근 5개년 배당기준일 주가는 2020년 9만9300원, 2021년 8만9,020원, 2022년 8만9,340원, 2023년 7만9,475원, 2024년 5만3675원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롯데쇼핑 주식회사 이사회에 전하는 주주서한을 통해  "2024년 10월 11일 귀사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주가 흐름은 투자자로서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라면서 주가 부진의 이유로 ▲타임빌라스 등 대규모 오프라인 사업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과 실질적 자구책의 부재로 제기되는 재무 불건전성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액트 측은 "실질적인 가치의 상승, 또는 현금의 유입이 없는 재무구조 개선방안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는 다소 의문스러운 지점"이라며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증권가는 앞으로 롯데쇼핑의 기업가치 제고는 저수익 자산에 대한 정리뿐 아니라 수익성 중심의 국내 사업 전개, 해외사업 확장 등이 밸류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산 재평가를 통해 회사 자본이 7.2조원 증가했고 부채비율이 128.6%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이로 인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자체는 더욱 하락한 상황이기에(2025년 추정치 2.0%에서 1.3%로 하락) 향후 조달금리 하향, 저수익 자산 구조조정 등을 통한 실질적인 손익 개선이 뒤따를 때 기업가치 제고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유통사 중 해외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손에 꼽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2025년부터 해외 사업 확장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25년 해외 사업 이익 비중 13%(전년 대비 +4%p)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지난해 2030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공개했다. 롯데쇼핑은 선진적인 배당정책과 전향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도입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밸류업을 위해 롯데쇼핑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켓 리더십 강화, 그로서리 사업 가속화, e커머스 사업 최적화, 자회사 턴어라운드 달성 등의 핵심 추진전략을 내놨다. 아울러 해외사업 강화,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 등 신성장 동력 사업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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