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 침체 유지되며 시멘트 기업도 '타격'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건설업 침체로 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든 만큼 시멘트 출하량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멘트 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국제 유연탄 가격이 하락해 시멘트 기업의 부담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정작 유가상승과 고환율로 유연탄 가격 하락 효과는 없다는 게 시멘트 업계의 전언이다.
10일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건설업 침체로 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들면서 시멘트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멘트 업계의 내수 출하량은 4,419만톤(t)으로 전년도 5,096만톤 대비 11.8% 줄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5,000만톤 이상을 기록해왔으나 지난해부터는 4,000만톤대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내수 비중이 대부분인 만큼 내수물량이 4,000만톤 가량으로 추정되면서 이는 1990년(3,390만톤) 기록 이후 35년 만에 가장 적은 출하량을 세우게 된 것이다. 시멘트업계에선 올해 출하량이 4,000만톤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건설산업 위축이 그 이유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21년 58만3,737가구 기록으로 고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11월 말 까지) 인‧허가 실적은 27만3,121가구로 전년도 대비 17% 가량 감소했다. 3년 사이 반토막 난 것이다. 착공물량도 지난해 23만9,894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건설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누계(1~12월) 42만8244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착공물량은 23만9,894가구에 그쳤는데 이는 10년 평균 물량 대비 55.2% 수준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경기가 평균적인 불황기 진입 후 저점을 형성하는데 2~2년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하면서 지난해 시작된 건설업의 침체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시멘트 기업은 출하량 감소에 따른 타격과 건설업 불황, 원자재 가격 압박과 환경설비 투자 비용 등 영향으로 올해도 부정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국제 유연탄 가격이 내리면서 시멘트 기업의 원가부담이 다소 줄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고환율 상황 속에선 유연탄 가격 하락 영향도 미미하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국제 유연탄(호주 뉴캐슬산 전력용) 가격은 지난해 11월 톤당 평균 145달러였으나 지난달 115달러로 떨어지며 약 20% 정도 하락했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에 주원료로 사용되며 시멘트 생산을 위한 가열 연료로 쓰인다.
하지만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출하량 감소로 일부 시멘트 기업이 킬른(소성로)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건물이 지어지는 만큼 시멘트 같은 자재도 투입될텐데 건설업 자체가 위기”라며 “지난해 단가 상승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실적 지표에는 업계 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지만 건설업이 올해도 최악의 업황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멘트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가격이 오른데 이어 유연탄 가격이 내렸음에도 높은 환율로 수입해오는 가격 자체 부담은 줄지 않았고 질소산화물 등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환경설비 마련도 필요해 올해도 개선된 업황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