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할랄 시장 규모 4000조 전망… K베이커리, 초거대 시장 겨냥
미·중 가맹 운영 노하우·생산 인프라·제품력 기반 공략 시동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K베이커리 양대산맥 뚜레쥬르·파리바게뜨가 할랄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미국·중국에서 동남아·중동 등 할랄 시장으로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할랄은 이슬람교도(무슬림)들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통칭하는 것으로, 아랍어로 '허용된 것'을 뜻한다. 무슬림들은 율법에 따라 먹고 쓸 수 있는 것들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제품에 대해 할랄 인증이라는 허들을 넘어야 한다.
사업 장벽으로 인한 리스크 대비 할랄 시장은 2025년 2조8,000억 달러(약 4,000조)에서 2030년 4조9,000억 달러(7,000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무슬림 인구가 약 19억명으로 추산되는 초거대 시장이다. 그 수요가 어마어마하다.
이에 K베이커리는 이슬람권 국가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과 중동, 아프리카 등을 신시장으로 삼고 축적된 해외 가맹운영 노하우와 구축된 인프라, 브랜드·제품력을 앞세워 할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뚜레쥬르,말레이시아 재진출…인도네시아 시너지 강화 기대
10일 CJ푸드빌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2004년 미국, 2007년 베트남, 2011년 인도네시아 진출했다. 미국 시장에서 동남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뚜레쥬르의 2024년 기준 진출국가 현황·매장 수는 미국·캐나다·인도네시아·베트남·몽골·캄보디아 등 8개 국가에 진출해 총 56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국가는 미국이다. 현재 미국 150개 이상 매장으로 2030년 미국 내 1,000호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주에 현재 생산공장을 건설 중으로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최근 영역을 넓혀 말레시이아 시장에 진출한다. 뚜레쥬르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현지 리테일 기업인 스트림 엠파이어 홀딩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고 상반기 내 말레이시아 1호점을 열어 할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말레이시아 진출은 재진출이다. 앞서 2017년 뚜레쥬르는 말레이시아 사업을 철수한 바 있는데 당시 MF를 맺은 현지 파트너사의 재무 이슈로 부득이 사업을 철수했다.
이번 재진출이 성공한 배경에는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확장한 것이 발판이 됐다.
뚜레쥬르는 2011년 '동남아의 새로운 중국'이라는 불렸던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이래 2019년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에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당시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이후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데포크·보고르·수라바야·발리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70여개 매장을 운영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뚜레쥬르는 고급 K-베이커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는 중산층이 증가하며 프리미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위생부터 정신적 웰니스까지 폭넓은 건강 추구 성향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맞춰 뚜레쥬르는 갓 구운 빵 코너를 마련하고 시간대별 고객 니즈에 맞춰 제품을 구워내 신선도를 높이는 식으로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 같은 인도네시아서 구축된 프리미엄 베이커리 포지셔닝을 말레이시아 시장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시장은 인도네시아와 인접하기 때문에 사업 운영과 물류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기반으로 한 공급망을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인도네시아 매출은 전년비 20%, 영업이익은 27% 상승했다.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업운영 확장세를 기반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해 동남아 대표 할랄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가맹 사업을 확대하고 동남아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C 말레이시아 현지 제빵공장 본격 가동…중동 교두보 삼아
SPC그룹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2004년부터 중국·미국 시장 탐색이 이뤄졌고 첫 진출지는 중국으로 2019년 텐진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SPC 파리바게뜨는 중·미 가맹 비중이 약 80~90%에 이를 정도로 가맹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한 상황이다. 진출은 직영·MF·조인트벤처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는 미국 텍사스 주에 현지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메리카 본부는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북미지역 1,000개 매장 목표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미국·캐나다·프랑스·영국·중국·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캄보디아 등 총 14개국에 진출했으며 63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말레이시아 조호루바루 제빵공장이 본격 가동된다.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SPC그룹은 이에 앞서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조직에 AMEA 본부(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본부Asia pacific, Middle East and Africa Division)를 신설하면서 올해 초 조직을 개편했다. 가동 예정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제빵 공장 완공을 앞두고 이번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글로벌 사업 정비에 총력이다.
앞서 SPC그룹은 2022년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제빵공장 건립에 착수했다. 해당 공장은 할랄 인증 기준에 맞춰 건립됐다.
공장이 건립되는 조호르바루의 산업단지 누사자야테크파크는 싱가포르 국경에 인접해 있으며 탄중펠레파스 항구와도 가까운 요충지로 동남아 전역과 중동까지 효율적인 물류 이송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에 따라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등 이슬람권 국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고, 이후 아랍에미레이트 등 중동시장에도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그 일환으로 SPC그룹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유력 기업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파리바게뜨 중동 진출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이 그룹은 중동 지역에 1,000여개의 외식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이를 기반으로 203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과 아프리카 12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제품 공급은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공장이 맡을 계획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존 진출 지역뿐만 아니라 신규 국가 진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하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