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본사. ⓒ오리온
▲오리온 본사. ⓒ오리온

식품사들의 바이오·화장품 등 득이냐, 실이냐

"본업 역량 살리는 게 관건…제조는 리스크 더 커"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식품사들이 본업이 아닌 이종산업으로 손을 뻗쳐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가 향후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식품사들이 전개하는 바이오와 화장품 제조는 시간이 소요되고 연구·개발·설비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단기간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종산업에서 본업의 역량·노하우를 살린다면 득을 남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바이오 사업을, 풀무원은 화장품·가전사업을, 하이트진로도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통상 주력하고 있는 사업과 다른,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오리온, 기존 헬스케어 사업과 시너지 높인다면..."

​오리온의 경우 지난해 식품사 중에서 이례적으로 바이오 기업을 인수했다. 지난해 1월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 리가캠바이오를 인수했다.

파이, 젤리, 스낵, 그래놀라 등 다양한 제과를 주력으로 삼는 오리온인 터라 이례적이다.

앞서 오리온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속 성장을 위한 신수종 사업 분야로 간편대용식·음료·바이오 등 3대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

이 가운데 바이오 사업과 관련해서는 2022년 해외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해 지주사 오리온홀딩스 자회사로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당시 오리온은 바이오 분야의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의약품 개발에 초점을 두고 치주질환 치료제·성인용 결핵백신·대장암 체외진단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힘썼다.

이후 지난해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 인수를 통해 식품 사업과 함께 바이오 사업의 핵심 축을 마련함으로써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자 진행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의약화학 기반 신약연구개발 회사로서 ADC (항체·약물 결합체) 분야에서 차별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2024년 3분기 누적매출(영업수익) 922억원으로 전년동기 249억원보다 늘었다. 2024년 3분기 누적손실 72억원으로 전년(누적 영업손실 556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였으나 현재로서는 영업손실 상태다. 특히 ​바이오의 경우 식품사업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연구개발 기간이 소요되고 투자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식품사들이 내수부진, 국내시장경쟁격화 등 본연의 사업만으로 한계가 있다보니 대다수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하지만 연구개발시간이 소요되고 투자비용이 들기 때문에 바이오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리온은 헬스케어 사업에서 점차 바이오로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인데, 오리온은 이전부터 헬스케어 자회사로 헬스케어 사업을 전개해왔기 때문에 기존 노하우 역량과 바이오 사업이 어떻게 시너지를 발휘하느냐가 관건이 될 듯 하다. 하지만 신약을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투자 비용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본사. ⓒ하이트진로
▲서울 강남구 본사.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화장품 제조가 더 리스크 커"

풀무원의 사업 중 건강케어제조유통 부문은 헬스케어와 리빙케어로 구분되는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생활가전, 건강음료 등을 전개한다. 앞서 풀무원은 검정콩 원료에서 추출한 이씰린 이라는 화장품을 전개했다. 가전사업은 리빙케어에 해당된다. 풀무원의 리빙케어는 1~2인 가구 증대로 MZ소비 트렌드에 따른 소형 조리가전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전개된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풀무원은 사이즈를 슬림화한 김치냉장고 120L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케어제조유통(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생활가전, 건강음료 등) 매출은 누적 3분기 765억원으로, 전체에서 3.2%로 미미하다. 지난 2023년 누적 3분기 매출 1,068억원으로 전체에서 3.6%로 차지하는 비중은 비슷하나 수익은 줄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해 10월 하이트진로 계열사인 서영이앤티가 화장품 기업 비앤비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서영이앤티는 가공식품 도소매업, 맥주 냉각기를 제조하는 종합식품기업이다. 비앤코리아는 화장품 개발 생산(ODM) 업체로, 100여 개 중소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비앤비코리아는 2022년 매출 329억원, 2023년 매출 442억원으로 늘었고, 2022년 영업이익 46억원, 2023년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제조업계 관계자는 "ODM의 경우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개발력이 필요해 부담할 리스크가 더 크다"며 "제조를 위해 제조를 위해서는 공장, 생산설비가 필요하고 고객사들의 니즈를 충족할 만한 결과물이 일정하게 나올 수 있어야 하며 품질 검수 등도 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트진로의 경우 원료관리 등 하이트진로가 가진 본연의 역량을 ODM서 잘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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