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M&A '베팅' 드물어…단계적 지분·주식 확보, 공동투자 식
홈플 익스프레스·11번가 등 원매자 아직 못 찾아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올해 유통가의 인수·합병(M&A) 시장은 위축된 모습이다. 유통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사된 대형 M&A가 드물었고 원매자 찾기도 지연돼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고금리 기조,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국내 매출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올해 M&A 거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2월 완료된 M&A 건수는 총 50건으로 전년 87건에 비해 42.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M&A 투자규모도 감소했다. 총 8조5,808억원으로 전년 14조1,297억원 대비 39.3%(5조5,489억원) 감소했다.
CEO스코어 측은 조사 결과에 대해 "올해 1조원 이상 대형 M&A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건이 유일할 정도로 주요 대기업들이 M&A 투자에 몸을 사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는 927건으로 전년 대비 9.7%(100건) 감소하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한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됨에 따른 것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올해도 여전하고 대내외 경기·정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섣불리 M&A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유통 대기업은 올해 과감한 베팅보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오리온의 경우 올해 3월 5,5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바이오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가됐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을 위한 투자 자산의 성격이 강하며 오리온 본사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했다.
올해 뷰티업계 M&A는 비교적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선행적으로 K뷰티 열풍 속 국내 제품의 성장성, 수익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코스알엑스의 추가 지분을 확보했다. 코스알엑스 주식 24만9,500주를 6,321억원에 추가 취득해 지분 90.19%를 확보했고 내년 4월 중 잔여 주식 4만8,000주를 1,471억원에 인수해 완전 계열사로 단계적으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CJ ENM·SK스퀘어도 티빙·웨이브의 사업결합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CJ ENM과 SK스퀘어는 각각 1,000억원, 1,500억원을 투자해 웨이브가 새롭게 발행한 전환사채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사업결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완전 흡수하는 형태가 아닌, 양사 출자 비율 5대 5로 조인트벤처(합작법인)를 설립한다. 내년 합작법인이 만들어지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올해 유통 M&A 시장에선 원매자 찾기도 지연되고 있다. SK스퀘어가 11번가에 대한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원매자를 물색 중이다. 11월 6일 SK스퀘어 공시에 따르면 종속회사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가 동반매도요구권으로 추진 중인 사항이며 매각 금액, 조건 등은 현재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재공시 예정일은 내년 5월 2일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6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매각 추진 의사를 밝혔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9년 만이다. 매각 주관사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를 정한 이후 적당한 원매자를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계속 진행(물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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