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사가 매물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토종 이커머스 11번가 매각, SSG닷컴 신규 투자자 모색, 홈플러스 일부 사업(익스프레스) 매각 등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사들이 M&A 매물로 나온 배경은 다양하다. 온라인 유통사들은 시장 경쟁 과열, 알리·테무·틱톡샵·쉬인 등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 확장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경우 고물가와 인건비, 임차료 부담으로 신규점 출점 보다는 일부 사업부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1번가, "매각 금액, 조건 정해진 바가 없음"…올해 11월 6일 재공시 예정
먼저는 국내 토종 이커머스 11번가가 M&A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11번가 모기업인 SK스퀘어가 11번가를 다시 사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인 국민연금·새마을금고·사모펀드 운용사 에이치앤큐 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11번가 매각에 나섰다.
이들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내정하고 지난 2018년 SK스퀘어에 투자한 자금 5,000억원을 먼저 회수하는 방식으로 매각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들이 지난 2018년 SK스퀘어에 투자할 당시 계약조건으로 내건 11번가의 IPO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FI들이 매각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계약조항으로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진 가운데 FI가 이를 행사한다면 대주주(SK스퀘어)가 가진 11번가 지분까지 포함해 매각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FI가 11번가에 대해 가진 지분은 18.18%의 소수 지분이다. 다만, SK스퀘어는 11번가 매각 관련 지난 2월 8일 "자회사인 11번가의 FI가 동반매도요구권으로 추진중인 사항이며 매각 금액, 조건 등은 현재 정해진 바가 없음을 알려드린다"며 "관련 사항은 5월 7일 다시 알린다"고 공시했다. 이어 5월 7일 "매각 금액, 조건 등은 현재 정해진 바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재차 공시했다. 재공시 예정일은 올해 11월 6일이다.
◆이마트 신세계, 연말까지 SSG닷컴 신규 투자자 찾아야
SSG닷컴의 경우 신세계그룹이 SSG닷컴의 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풋옵션 등을 두고 공방을 벌인 끝에 지난 4일 협상을 타결했다. 앞서 FI는 SSG닷컴의 총거래액이 계약에 명시된 5조1,600억원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IPO 기일도 넘겼다는 이유에서 풋옵션을 행사할 지를 놓고 신세계그룹과 협상을 진행했다.
풋옵션이 행사되면 신세계그룹이 웃돈을 주고 SSG닷컴을 다시 사들여야 하는 판이었다. 다만 협상을 진행한 결과 FI는 현재 보유중인 SSG닷컴 보통주 131만6,492주 전부를 올해 12월 31일까지 이마트∙신세계가 지정하는 단수 또는 복수의 제3자에게 매도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와 함께 이마트∙신세계는 FI들과 2019년 맺었던 지분 매매 계약 조항에 포함된 풋옵션 효력이 소멸됐다는 데에도 상호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 신세계는 SSG닷컴 지분 30%를 인수할 투자자를 찾고 있다. 연말까지 신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 이마트·신세계가 직접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FI의 투자금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만 정해져 "
국내 주요 마트 홈플러스의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매물로 나왔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함께 매각 주관사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를 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각주관사 선정 이외에는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익스프레스 매각은) 다수의 유통 업체들이 관심을 보여 지속성장을 위한 여러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로 가능성과 효과를 검토하는 단계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다만, 고용안정을 전제로 해 검토할 것이며, 현 가맹점주분들과 맺은 계약도 변함없이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사업 정리를 논하기도 했다. 임차료 부담 등 탓에 마트업계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이 가시화돼서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흑자전환은 달성하지 못하고 1,99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탓"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문별 살펴보면, 하이퍼(대형마트)의 경우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전환으로 매출액이 크게 상승하면서 7%대의 동일매장 기준 기존점 성장률을 보였다.
앞서 홈플러스는 매각 관련 입장문을 통해서도 "검토 중인 부분이 매각으로 이어진다면,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이미 성장성이 검증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확대하고, 온라인 배송 인프라와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차입금 상환을 통해 실적과 재무구조가 혁신적으로 개선되는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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