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대두. ⓒ어도비스톡
▲밀·대두. ⓒ어도비스톡

비용부담 감당 못하면 또 '가격인상요인' 발생 우려

업계, "계엄 타격 없고, 비축물량 있어…환율 지속 관망"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트럼프집권과 계엄사태로 강달러·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식품업계의 원자재 수입 비용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원자재 수입비용 부담이 장기화되면 식품업계도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 

식품업계는 "비축해놓은 원자재 물량이 있어 당장 고환율에 따른 비용요인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고환율 기조가 계속될 시 비용부담은 가중될 수 있어 지속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일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34.60원으로 전일대비 0.74%(10.60) 오름세로, 1400원을 넘긴 달러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고환율 기조는 식품업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는 밀가루, 대두, 팜유 등 식품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앞서 '러우' 전쟁 발발시 수입 원자재값 상승으로 비용부담이 커지자 식품업계는 일제히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특히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농심, 오리온 등이 곡물식품 원자재를 사용하는 주요 식품업체로 거론된다.

CJ제일제당은 현재까지로는 계엄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다. 원자재는 선물거래로 지금 당장 비용부담이 반영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비용 발생 부담이 있다.

삼양식품의 경우 고환율이면 수혜를 입을 식품업체로 거론된다. 해외 수출 매출이 전체 매출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공장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 포진해 있고, 면제조에 쓰이는 밀가루 등을 수입하고 있기에 환율부담에서 예외적인 처지는 아니다. 삼양식품 측은 "수출 매출이 성장세에 있다"면서도 "고환율 상황이면 당연히 비용부담이 가중될 수밖엔 없다"고 설명했다.

동종업계 농심 또한 "환율이 높아진 건 사실이나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발생요인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향후 고환율 기조에 따른 원자재값 비용부담이 커질 경우 결국 또다시 식품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인상이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올해 상반기 원자재 가격이 오르거나 인건비·물류비 등 제반비용 부담이 늘어 식품제조, 유통, 외식업체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치킨, 햄버거, 김, 올리브유, 간장, 음료 가격인상이 단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수입 원자재 가격 품목 중 가격 인상이 두드러진 것은 카카오다. 오리온은 카카오 가격이 급등하면서 초콜릿 함유 제품 13종의 가격을 이달 1일부터 평균 10.6% 인상하기도 했다. 이에 오리온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기상 이변으로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국제시세가 최근 2년간 4배 이상 급등했다"며 "향후 수년간 카카오와 견과류의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기후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기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작황부진이 가중됐는데, 고환율 기조까지 얹히면 수입 원자재 수급에 있어 식품업계의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식품업계는 탄핵정국 수습 등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지 아닐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당장 가격인상을 논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식품·제조유통 대기업의 경우 계약거래를 통해 미리 수요도가 높은 원자재에 대해서는 대량거래를 통해 물량을 비축해놓기 때문에 계엄으로 인해 당장 손실이 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시 부담이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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