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 '던던' 개장…외국인·국내 MZ 주요 타깃
약 80평 규모로 패션·뷰티존 등 5개 특화존 운영
"근거리 생활밀착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도약 계획"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적자 타개로 고심이 깊은 가운데 '특화매장'을 내면서 집객 도모에 힘쓰고 있다.
미니스톱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 등으로 최근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세븐일레븐은 올해 3월부로 미니스톱 통폐합 작업을 100% 완료하면서 경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편의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뷰티·패션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특화매장을 선보이는 등 전국 2,000여곳의 점포에서 먹거리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식품 중심의 소비채널에서 '근거리 생활밀착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업의 본질을 탈바꿈해 수익증대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특화매장' 전략이 당장의 매출증대에 주효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특화매장 전략은 당장의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하기보다 편의점마다의 고유의 경쟁력과 차별점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아이덴티티 확립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새로운 시도인 데다 사업 승산은 결국 시장 반응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6,69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2조8,207억원 대비 5.4% 줄고,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441억원으로 전년동기 영업손실 278억원보다 163억원 적자폭이 늘었다.
최근 3년간 실적 추이를 보면 2021년 4조2,778억원, 2022년 5조4,540억원, 지난해 매출 5조6,917억원으로 매년 감소세이고, 2021년 영업이익 15억원을 낸 이래 2022년 영업손실 48억원으로 적자전환, 지난해 영업손실 551억원을 냈다.
2022년 4월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래 통폐합 작업에 든 비용이 재무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코리아세븐의 연간 기타비용에서 유형자산처분손실은 2022년 66억원에서 2023년 12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3월 20일자로 한국 미니스톱 합병을 100% 완료한 만큼 경영 효율이 보다 높아졌다. 그래도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에 제조원가, 인건비, 임대료, 공과금, 물류비 등 고정비용 부담이 늘고 있어 경영상황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기존 편의점만의 본연의 경쟁력은 이른바 '24시간 만능 점포'라고 불릴 만큼 소비자 접근성이 높고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다는 것이었지만 최근 온라인몰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보다 쉽게 빨리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온오프라인 업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편의점만의 별화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수익증대를 위해 패션·뷰티 콘텐츠를 메인으로 K푸드, 체험형 놀이공간, 자체브랜드(PB) 전시존 등이 집결된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을 새롭게 선보였다. 동대문던던점에 편의점을 낸 세븐일레븐은 외국인 관광객과 MZ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삼았다.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의 경우 약 80평 규모로 평균 점포 면적 대비 3.5배 확장했다. 5개의 특화존으로 구성됐는데, 일반 점포 표준 상품 구색 대비 30% 더 많은 패션·뷰티상품들로 구성된 ▲패션·뷰티존과 K푸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K-푸드코트, 세븐일레븐만의 경쟁력 있는 PB상품들을 별도로 전시한 ▲세븐셀렉트존, 다양한 체험형 놀이시설이 마련된▲K컬처 놀이존과 함께 와인·맥주 등 ▲리쿼 뮤지엄 등 총 5개의 공간으로 기획됐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본래 편의점의 경우 먹거리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담배 제외)을 차지할 만큼 식품 중심의 소비채널이지만, 젊은 소비자층의 니즈가 더욱 세분화되면서 먹거리 이외에도 개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고려한 상권별 맞춤형 특화 매장을 새로운 점포 운영전략으로 내세웠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동대문던던점을 시작으로 패션·뷰티 특화 점포 운영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해당 매장을 통해 집결되는 외국인 관광객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세븐일레븐 수출 전략에도 이를 반영해 운영할 예정이다.
다만, 이같은 ‘특화매장’ 전략이 당장의 매출급증에 주효할 지에 대해서 업계는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특화매장을 내는 것은 당장의 매출 증대보다도 ‘우리 편의점이 이런 것도 판다’는 식으로 소비자에게 보다 폭넒은 카테고리의 상품과 고객 경험을 준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각인시키려는 목적이 더 크다”라며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새로운 형태의 매장과 상품으로 당장의 매출을 크게 올릴 수 있는지 여부는 당분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듯”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편의점 업체들마다 고유의 특화된 경쟁력과 전략에 따라 자사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확립하기 위해 특화매장을 낸다”며 “사업의 승산 여부는 결국 시장에서의 반응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