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 가산사옥. ⓒ이랜드
▲이랜드월드 가산사옥. ⓒ이랜드

한국기업평가, 영업익 회복 지연·재무부담 가중에 신용도 '부정적'  전망

이랜드, "고물가에 강한 팩토리아울렛… 수익 개선 기대"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이랜드리테일의 건설·패션 자회사 실적 부진이 이랜드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리테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 전망은 이랜드리테일의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기업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이랜드 측은 팩토리아울렛 등 고물가 상황에 경쟁력이 강한 사업과 온·오프라인사업을 균형있게 전개하면서 충분히 수익을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5일 한국기업평가의 이랜드리테일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비우호적인 사업환경 아래 이랜드의 건설·패션 자회사의 수익성 부진 등으로 중단기 실적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이랜드리테일에 대해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온라인 침투율 상승, 소비양극화 심화 등 사업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랜드리테일은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이랜드리테일은 2022~2023년 엔데믹화에도 불구하고 2개년 평균 총매출액 3조5,000억원, EBITDA 2,000억원대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며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총매출액 4조1,000억원, EBITDA 3,540억원)에 비해 외형과 수익창출력이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EBITDA란 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무형자산 상각도 포함) 비용을 반영하기 전 영업이익을 뜻한다.

​이랜드그룹은 지주사 이랜드월드와 유통 주력 계열사이자 그룹의 중간지주사격인 이랜드리테일 등 양대법인을 주축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팜앤푸드, 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글로벌, 이랜드건설 등을 종속기업으로 두고있다.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그룹의 건설 부문인 이랜드건설을 편입했다.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이랜드건설 지분은 50.2%다. 이같은 편입에 이랜드리테일의 외형은 증가했으나 수익에 영향을 줬다.

이랜드건설의 연결 편입(공사·분양매출 3,145억원)으로 전사 매출은 증가했다. 그러나 이랜드건설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17억원을 기록하면서 2022년 당기순이익에서 5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부동산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만큼 건설사업의 높은 원가부담이 지속되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저하됐다.

재무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랜드건설의 지난해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차입금은 1,127억원으로 같은기간 이랜드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109억원)보다 10배 이상 많다.

​유통사업의 경우 경제침체로 인한 내수소비 위축으로 특히 유통부문 매출액 1조5,713억원, EBIT 517억원(2022년 매출액 1조6132억원, EBIT 670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유통사업의 경우 주요 카테고리인 의류판매가 위축돼 실적 저하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운영법인인 이랜드글로벌은 지난해 매출 4,74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매출 1,410억원보다 크게 늘었으나 지난해 11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이랜드글로벌은 지난해 10월 이랜드리테일의 패션 브랜드 사업 부문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설립된 패션 회사로 물적 분할을 계기로 온·오프라인 채널에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진출하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차원이었으나 분할 과정에서 든 초기 비용이 영향 탓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사업부문별 총매출액 추이를 보면 아울렛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아울렛이 차지하는 비중은 80.9%이다. 특히 이랜드리테일은 팩토리아울렛 확장에 힘쓰고 있다. 이랜드에 따르면 팩토리아울렛은 기존 백화점이나 아울렛의 유통 구조를 깨고 직매입·직운영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유통업 점포들은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켜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돼있는 반면 팩토리아울렛은 수수료 방식의 운영이 아닌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진열, 판매도 이랜드가 맡음으로써 가격 거품을 확 낮출 수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통상 1년차 상품은 정상 판매가에서 50% 이상, 2년차 상품은 70% 이상, 3년차 상품은 80%~90% 할인율을 적용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리테일의 사업요인 중 아울렛 시장에서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확보하는 등 가격 소구력이 높은 콘텐츠 확보 등을 우수한 경쟁력으로 본다"며 "소비양극화 심화, 1인가구 증가 등, 동시에 가격경쟁력이 강화된 할인매장, 근거리 기반의 편의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다만, 이커머스와의 가격경쟁에 직면한 가운데 규모의 경제 효과를 구축하기까지 일정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한국기업평가는 전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편의점, SSM 업계의 과점화된 경쟁구조, 점포망 포화상태 등을 감안하면 시장진입에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직매입, 직운영 방식으로 이커머스에서도 줄 수 없는 합리적인 가격과 경쟁력 있는 상품 제공이 팩토리아울렛 경쟁력이 됐다"며 "유통 단계 최소화로 유통사·브랜드·고객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고 높은 할인율로 창고형 매장을 구현한 팩토리아울렛은 장기화된 고물가 시대에 유통업계 차세대 모델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