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바이오, 친환경 사업 투자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GS그룹은 지주사 GS를 통해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경쟁 대기업과 손잡고 합작기업을 설립했으나 아직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GS그룹은 그동안 허태수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지난 수년간 디지털·인공지능(AI)·바이오·기후변화 분야에 투자했으나 아직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 GS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S그룹이 2022년 투자한 싱가포르 mRNA 백신 플랫폼 기업 RVAC Medicines(RAV 메디신스)은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GS의 투자금액(2023년 말 장부금액)은 초기 투자 비용 대비 90% 쪼그라들었다.
친환경 스타트업 리카본(Recarbon)도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수차례 자금유치를 했으나 현재 적자 상태다. LG전자와 손잡고 추진한 충전사업도 아직 수익 궤도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 플랫폼’ RVAC 메디신스, GS 투자 장부금액 90% 감소
GS는 해외 바이오기업 ‘RVAC 메디신스’에 투자했으나 현재 장부금액은 초기 투자금액 대비 9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GS가 지난 2022년 4월 RVAC 메디신스에 123억2,800만원을 투자했으나 남은 투자금(2023년 말 장부금액 기준)은 10억500만원이다. GS는 RAVC 메디신스에 대한 약 113억2,300만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냈다.
RAVC 메디신스는 2021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바이오 기업으로, 싱가포르 소재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투자 펀드인 CBC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다.
RVAC는 mRNA 백신에 대한 미래 성장성 덕분에 지난 2022년 시리즈B를 통해 대규모 자금(약 1억4,000만 달러)을 유치했다. 당시 투자자는 CBC그룹, GS, 파빌리온 캐피탈 등이다. 하지만 RAVC 메디신스는 2022년 말 636억 순손실, 2023년 말 42억원의 손실을 냈다.
◆포스코와 합작투자했던 리카본은 장부금액 0원
포스코와 GS그룹이 합작해 투자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기후기술 전문기업 ReCarbon(리카본)도 손실이 커지면서 현재 장부가액이 제로(0)가 됐다.
리카본은 한국인 김중수 대표가 지난 2011년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벤처기업으로 친환경·저탄소 기술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리카본은 그동안 2라운드에 걸쳐 총 3,2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리카본은 지난 2019년 12월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메카텍(현 범한메카텍)으로부터 700만 달러, 2022년 1월 포스코와 GS그룹에 2,5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다만 아직 이 기업은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했다. 리카본은 2022년 127억6,2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196억4,500억원에 달했다. GS가 투자금액은 현재 장부가액 기준으로 0원이다.
GS를 비롯해 리카본에 투자한 범한메카텍(옛 두산메카텍)도 손실(지분법 손익 기준)을 내고 있다. 범한메카텍은 지난 2019년 리카본에 투자 유치 이후 2021년을 제외하고 줄곧 손실을 냈다. 범한메카텍은 지난해에도 27억6,180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범한메카텍이 보유하고 있는 리카본의 장부금액은 지난해 기준 40억5,865만원으로 2019년 말 취득금액(85억830만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LG전자 합작 전기차충전 사업도 '고전'
LG전자와 합작해 투자한 전기차(EV) 충전기 사업도 아직 고전하고 있다. GS그룹은 지난해 LG전자와 함께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하이비차저(옛 애플망고)에 지분투자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와 GS가 각각 60%, 40% 지분을 보유한 하이비차저는 지난해 64억9,100만원의 순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19억3,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몇해 전까지 전기차 충전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았다. 독일의 컨설팅 업체 롤랜드 버거(Roland Berger)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가 2023년 550억달러(약 77조원)에서 2030년 3,250억달러(약 45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되면서 충전 네트워크 시장의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0년 SPAC과의 합병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기업 ‘차지포인트 홀딩스’의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 차지포인트 홀딩스의 주가는 이달 24일 기준 1.39 달러로 상장 후 80% 이상 하락했다.
이와 관련 GS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