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지난해 한 해 어느 그룹 총수가 경영 성적에 웃고 울었을까. 살펴보니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을 비롯해 당기순이익(순익), 고용 항목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이 최고 자리를 지켰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작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 2위, 당기순익 3위를 기록해 선전했다.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은 2022년 대비 2023년 그룹 매출 증가율 1위를 비롯해 2023년 1인당 매출·1인당 영업이익·1인당 순익까지 4개 항목에서 왕좌 자리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크래프톤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2023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과 순익률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도 그룹 총수 경영 성적 분석’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발표한 공정자산 규모가 5조 원이 넘는 88개 대기업 집단(그룹)이다. 경영 평가는 매출(별도 재무제표 기준) 규모를 비롯해 총 13개 항목이다. 조사는 각 그룹이 공정위에 보고한 국내 계열사 전체 경영 실적과 고용 규모 등을 참고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2023년 그룹 매출 ▲2023년 그룹 당기순익 ▲2023년 그룹 고용 3개 항목에서 1위를 지켰다. 삼성의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규모는 358조 9,158억원으로 조사 대상 88개 그룹 전체 매출 중 가장 높았다. 삼성은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당기순익도 43조5,071억 원으로 국내 그룹 중 가장 컸고, 같은 기간 국내 전체 고용 인원도 27만8,284명으로 최상위 수준을 유지했다.
2023년 기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1위를 탈환하며 주목을 끌었다. 국내 계열사 70곳을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작년 영업이익 규모는 18조 259억원이었다. 지난해 그룹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긴 곳은 현대차 그룹이 유일했다. 현대차가 올린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88개 그룹 전체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0.1%나 차지했다.
지난해 88개 그룹에서 올린 영업이익 가운데 5분의 1은 현대차 그룹에서 책임진 셈이다. 여기에는 현대차그룹 내 개별 회사인 현대자동차(6조6,709억원)와 기아(6조3,056억원)의 역할이 컸다. 앞서 두 회사에서 올린 영업이익 규모만 12조9,766억원으로, 지난해 올린 현대차그룹 전체 영업이익 중 72%나 차지했다.
영업이익 항목 이외에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2023년 그룹 매출(285조2,336억원) ▲2023년 그룹 당기순익(20조5,149억원) ▲2023년 그룹 고용(19만7,727명) 항목에서도 모두 2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2023년 그룹 매출(200조9,306억 원) ▲영업이익(3조8,841억 원) 2개 항목에서 3위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그룹 매출은 재작년과 작년에 3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2위에서 1년 새 한 계단 내려왔다. 그룹 전체 당기순익은 2022년만 해도 3위였지만, 작년에는 20위에도 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에는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경영 성과가 돋보였다. 허 회장이 총수로 있는 GS그룹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4조5,109억원으로 현대차 다음으로 넘버2에 올랐다. 2023년 그룹 전체 당기순익도 3조3,723억원으로 총수가 있는 그룹 중에서는 톱3에 포함됐다.
◆엠디엠 문주현 회장, 4개 부문서 1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익, 고용 4개 항목과 달리 각종 증가율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총수는 따로 있었다. 2022년 대비 2023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 증가율에서는 부동산개발 등으로 성장한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이 최고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주현 회장은 2022년 7,558억원이던 그룹 매출을 작년에는 1조8,413억 원으로 1년 새 143.6%나 크게 성장시켰다. 여기에는 엠디엠그룹 15개 계열사 가운데 ㈜엠디엠 매출이 2022년 131억원에서 2023년에 8,814억원으로 퀀텀점프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매출 증가율 이외에 엠디엠 문주현 회장은 ▲2023년 그룹 1인당 매출액(40억6,470만원) ▲2023년 그룹 1인당 영업이익(17억2,860만원) ▲2023년 그룹 1인당 순익(13억5,140만원) 항목에서도 왕좌 자리에 앉았다. 앞서 4개 항목에서 1위를 한 것을 제외하고도 엠디엠 문주현 회장은 ▲2023년 그룹 영업이익률 2위(42.5%) ▲2022년 대비 2023년 그룹 순익 증가율 3위(1366.7%) ▲2023년 그룹 순익률 3위(33.2%)에 포함돼 총 7개 항목에서 톱3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중에서는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이 ▲2022년 대비 2023년 매출 증가율 ▲2022년 대비 2023년 그룹 영업이익 증가율(193%) ▲2022년 대비 2023년 그룹 순익 증가율 세 항목에서 그룹 총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모두 30%를 넘겨 괄목할만한 경영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그룹 장병규 의장은 ▲2023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 ▲2023년 그룹 전체 순익률 2개 항목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보여줬다. 크래프톤의 작년 그룹 전체 매출은 1조8,914억원인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8074억 원, 7184억 원으로 매출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2.7%, 38%로 그룹 총수 중에서는 가장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대비 2023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이 1065.4%나 성장해 1위에 신고했다. 애경그룹의 2022년 영업이익은 2,59억원 수준이었는데 2023년에는 3,023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제주항공이 그룹 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22년만 해도 제주항공은 1,749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의 쓴맛을 봤는데, 2023년에는 1,617억원 이상 이익을 올리며 그룹 전체 영업이익도 크게 달라졌다.
2022년 대비 2023년 그룹 전체 순익 증가율에서는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이 왕좌 자리에 앉았다. 2022년 그룹 전체 당기순익은 85억 원 정도였는데, 작년에는 3.161억원으로 1년 새 3612.4% 수준으로 그룹 순익이 폭풍적으로 증가했다. 이외 유진그룹은 ▲2022년 대비 2023년 고용 증가율 2위(13.6%) ▲2022년 대비 2023년 영업이익 증가율 3위(289.7%)에도 입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년 새 그룹 전체 고용 증가율에서는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이 18.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랜드그룹의 2022년 그룹 전체 고용 인원은 1만2,813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1만5,132명으로 1년 새 20% 가까이 고용 증가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항목에서 1위를 한 그룹을 제외하면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이 ▲2023년 그룹 영업이익률(41.4%) ▲2023년 1인당 영업이익(3억3,520만원) ▲2023년 1인당 순익(2억6,850만원) 세 항목에서 모두 3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공정자산 순위 상위 4개 그룹 총수만 따로 살펴보면 2022년 대비 2023년 그룹 매출 증가율을 비롯해 영업이익 증가율과 순익 증가율 3개 항목에서 현대차 정의선 회장만 모두 증가세를 보였고, SK 최태원 회장과 LG 구광모 회장은 모두 하락세로 나타나 희비가 교차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매출 증가율 14.6%(2022년 248조8,970억원→2023년 285조2,336억원) ▲영업이익 증가율 43.3%(12조5,832억원→18조259억원) ▲순익 증가율 75.8%(11조6,712억원→20조5,149억원)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와 달리 SK 최태원 회장은 ▲매출 감소율 10.3%(224조465억원→200조9,306억원) ▲영업이익 감소율 79.4%(18조 8,282억원→3조8,841억원) ▲순익 감소율 94%(11조385억원→6,582억원) 수준으로 하락해 울상을 지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해는 주요 그룹의 영업이익과 순익 규모 등에서 작년보다 증가하는 곳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며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실적이 좋지 않았던 작년 대비 얼마나 증가했는지보다 2020년~2022년 사이 주요 그룹들이 올린 실적과 비교해 어느 정도로 경영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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