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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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배상에도 보통주자본비율 ‘선방’”

“고금리와 일회성 리스크에도 건전성 유지”

신한금융·하나금융, CET1 소폭 상승…우리금융·NH농협금융, 하락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을 실적에 반영하고도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자본비율 하락을 방어한 것이다. 이른바 알짜 자본만 갖고 더욱 보수적으로 금융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CET1의 특성을 감안하면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고금리 충격파와 일회성 리스크가 쌓이는 와중에도 신한금융이 남다른 자본 건전성을 자랑하면서, 앞으로 주주 환원에 보다 경쟁력 있는 행보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의 올해 1분기 CET1은 1년 전 같은 기간(12.9%)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한 12.8%로 집계됐다.

CET1은 은행의 손실을 가장 먼저 보전할 수 있는 순수한 자본력을 보여준다. 금융사의 자본은 크게 보통주자본과 기타기본자본,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CET1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이다.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보통주자본이 분자가 되고,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로 평가해 산출한 위험가중자산이 분모가 된다. 규제비율은 각각 보통주자본은 7%, 기본자본은 8.5%, 총자본은 10.5%, 단순기본자본은 3.0% 등이다.

금융그룹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올 1분기 홍콩ELS 사태에 따른 배상 규모가 8,620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사중에서 가장 컷지만 CET1은 13.7%에서 13.4%로 하락하는데 그쳤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CET1이 소폭 상승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분기 말 12.7%에서 올해 1분기 말 13.1%로,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12.8%에서 12.9%로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 12.1%에서 12.0%로 0.1%포인트 하락했고, NH농협금융지주는 13.2%에서 12.8%로 0.4%포인트 밀려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금융권에선 통상 CET1을 13.0~13.5%선에서 유지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CET1가 13%대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엔 영업이익 상승이 꼽힌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위험가중자산(RWA)과 분기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서 총 58bp(1bp=0.01%) 수준의 CET1 하락 요인이 발생했다. 하지만 순이익과 영업외손익을 통해 49bp를 만회하면서 견실한 자본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실제 신한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조3,215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3,880억원와 비교해 4.8% 줄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조2,172억원에서 2조4,461억원으로 10.3% 증가했다. ELS 배상 관련 2,740억원 등 대규모 영업외비용이 발생한 탓에 순이익은 줄었지만, 그룹 내 계열사들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은 작년 동기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이 올해 금융지주 중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을 큰 만큼 이익 증가에 따른 CET1 상승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 배상 비용 발생에도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계열사 실적개선에 따라 (신한금융이) 올 한해 최대 실적 이뤄낼 것”이라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차원 CET1 13%를 초과하는 부분은 주주환원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으로 여신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CET1가 13%대를 유지하는 것은 자본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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