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으로서의 무속인 자연스럽게 잘 드러낼 수 있게 연기”

“장재현 감독은 명확한 오컬트 작품 하시는 분”

“혼부르기 장면 가장 큰 스트레스...도망치고 싶었다”

▲'파묘'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파묘'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배우 김고은은 드라마 '작은 아씨들',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부터 영화 '영웅'까지 김고은은 사랑스러운 매력부터 섬세한 연기력까지 뽐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파묘'에서 김고은은 젊은 나이에 출중한 실력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탑클래스 무당 ‘화림’ 역을 맡아 가장 화려하고 인상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며 흥행몰이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흠 잡을 곳 없는 실력과 카리스마로 무장한 젊은 무당으로 변신한 김고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Q. 영화가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다. 관객분들께서 뜨거운 애정과 관심을 보내주시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단 장재현 감독님의 오컬트 장르 차기작인 게 기대감을 가장 크게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나오는 캐릭터들이 접하기 어려운 직업군을 다루는 영화여서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무당 설정이 독특하다.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굿을 하고 헬스 클럽에서 운동을 한다.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일단 직업인으로서의 무속인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잘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또 실제로 젊은 무속인 분들 중에서 패션에 관심 있는 분이 많으세요. 직업을 얘기하지 않으면 전혀 모를 정도로 스타일리시한 분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좋은 차를 타기도 하는 그런 결의 무속인분들을 캐릭터에 입혔다고 생각했습니다.

▲'파묘'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파묘'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Q. 전반부 대살굿 하일라이트 어떻게 준비했나.

그 퍼포먼스를 할 때 동작들마다 이제 하시는 동작들이 있어요. 받는 신에 따라서 동작이 다 달라요. 장군신을 받을 때는 말을 타는 것처럼 다그닥 다그닥하는 스텝이 있어요. 처음 칼을 손에 올려놨을 때는 신을 받고 싶다라는 그런 몸짓이고 막 흔들었을 때는 이제 오고 있다든지 다 의미 있는 그런 동작들입니다. 어떤 동작들을 순서대로 할까 회의에 거쳐서 했어요. 안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연기했습니다.

Q. 캐릭터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화림이 굉장히 능력 있고 프로페셔널한 포스와 아우라가 있는 인물이라는 거죠. 어설퍼 보이면 많은 것들이 무너진다고 생각하고 장면들을 준비했습니다. 큰 신들의 동작들이 사실 화려함 속에 감출 수 있는 부분도 있을 법하잖아요. 근데 사소한 행동으로 인해 어설프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제가 그냥 막 자신 있고 과감하게 동작들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좀 있었어요. 왜냐하면 무속인분들 중에 아무도 그렇게 안 하는데 제가 그렇게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진짜 수시로 연락하면서 확인받고 고증 다 받고 그렇게 연기 했습니다.

Q. 전반부는 강렬한 퍼포먼스 연기가 있다면 후반부는 두려움 속에서 중심을 잡고 외국어 연기를 한다. 후반부 연기에 중점을 둔 지점은 무엇인가.

사실 제가 일본어를 전혀 몰라요. ‘영웅’에서도 일본어를 짧게 하는 게 몇 마디 하는데 그때는 사실 그 역할을 하면서 일본어를 원어민처럼 해야 된다는 것에 집착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짧아서 좀 다행이었죠. 일본어 선생님이 하시는 걸 그대로 듣고 따라하고 듣고 따라하며 선생님이 인정할 때까지 했었어요. 근데 화림은 원어민일 필요가 없으니까 사실 그런 지점에는 제가 좀 덜 집착했던 것 같습니다. 대신 일본어 대사들이 좀 많아요. 이게 정확히 어떤 인지 이해하고 대사를 뱉으려고 했었어요. 일본어로 했을 때 제 생각을 거치지 않고 뜻이 나올 정도로 외웠던 것 같아요. 어순이 한국어랑 똑같아서 그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파묘'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파묘'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Q. 장재현 감독님 만의 K-오컬트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같이 촬영하면서 감독님은 정말 장르적인 것에 대한 이해나 계산이 머릿속에 명확히 있구나하는 느낌을 계속 받았어요. 한 컷을 찍고 한 시퀀스를 찍을 때마다 이게 어떻게 구현될 것이며 어떻게 그려질 것이라는 것의 계산이 다 있고 명확했어요. 또 호흡을 짧게 가져가고 길게 가져는 계산들도 명확히 하고 있다는 것도 느껴졌고 그게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저는 감독님의 오컬트가 명확하다고 봐요. 그러니까 사실 불명확한 오컬트가 많잖아요. 근데 감독님은 명확한 오컬트 하시는 분입니다. ‘파묘’는 보다 명확한 그런 영화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독립운동 관련 부분이 많은데 알고 연기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촬영 중반쯤에 알게 됐고요. 감독님이 다 독립운동가분들의 이름으로 따와서 그렇게 캐릭터를 한 거라는 걸 촬영 도중에 대기하고 있을 때 지나가듯이 얘기를 하셨어요. 차량 번호 같은 건 정말 몰랐고요. 지나가듯이 그냥 그렇다 얘기하셔서 더 디테일하게 물어보지는 않았었어요. 그냥 그렇구나 했고 연기할 때도 의식해서 하지는 않았습니다.

Q. 혼부르기 장면에서 압박감도 크고 연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혼부르기 장면이 진짜 가장 큰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있었어요. 어려워서 그냥 도망가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그 굿을 여러 번 보러 갔는데 선생님들이 퍼포먼스를 하기 전에 벽 쪽을 보고 서서 경문을 한 30~40분 정도 음을 타시면서 하시거든요. 근데 그게 너무 멋있는 거예요.

음 타는 가락도 톤도 너무 멋있다고 생각을 하다가 저 내공을 내가 어떻게 구현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더라고요. 선생님은 허스키하게 멋지게 부르시는데 같이 연습을 하면 제가 더 뭔가 너무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근데 선생님은 시범 보이실 때마다 음이 달라요. 애드리브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도저히 애드리브는 너무 불안하고 안 되겠다 싶어서 선생님한테 세 번만 처음부터 끝까지 해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걸 녹음을 해서 이 세 개 중에서 제가 제일 잘 탈 것 같은 그런 음을 통째로 그냥 외웠어요. 그 방법밖에는 없었어요.

▲'파묘'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파묘'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Q. 화림이 처음 자기 소개할 때 미신과 과학 사이에 있다고 한다. 본인은 미신이나 징크스에 대해 지킨다하는 게 혹시 있다면.

그런 거는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예를 들어서 축구 같은 걸 볼 때 제가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에 골을 넣고 항상 그러더라고요. 제가 보고 있으면 이 골대를 맞고 막 그래요. 그래서 간절한 순간에 눈을 확 감아버리거나 그런 적은 있어요. 그 외에 일상생활이나 촬영장에서 지킨다는지 하는 건 딱히 없는 것 같아요.

Q. 흥행으로 후속편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파묘2’의 무대를 중국이나 대만으로 한다면 본인의 언어적 강점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감독님이 속편에 대한 생각이 없으실 수도 있는데 만약에 속편을 만든다면 뭐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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