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가 인생 변곡점...영화 일 놓지 않을 것”

“허명행,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

“할리우드 6주 촬영 액션, 3일 내로 단축 가능한 기술 보유”

"이연걸 등 아시아 대표 액션 배우들과 '논스톱' 제작 중" 

▲'황야' 마동석. ⓒ넷플릭스
▲'황야' 마동석. ⓒ넷플릭스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범죄도시' 시리즈, MCU '이터널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과 캐릭터 소화력, 통쾌한 액션을 선보인 마동석이 '황야'의 사냥꾼으로 돌아왔다.

마동석은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사람들의 식량이 될 야생 동물을 거침없이 잡는 사냥꾼이자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세상에 살면서도 쉽게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남산'으로 분했다. 마동석은 타격감 넘치는 육탄전과 여러 무기를 활용한 액션을 오가며 또 한 번 자신의 액션과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해 복싱 액션부터 총기 액션까지 더욱 진화된 '마동석'표 액션을 선보인다.

SR타임스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동석 배우를 만나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황야’가 넷플릭스 영화 세계 1위를 했다. 

축하 문자를 천개는 받은 것 같습니다. 할리우드 쪽에서 같이 일하는 감독, 배우,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제일 많이 온 연락이 액션을 게임처럼 찍어서 너무 좋다는 반응이에요. 사실 그거에 포인트를 두고 찍었죠. 게임처럼 만들면 좋겠다 했었거든요.

Q. 허명행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데뷔작으로 세계 1위를 한 거니까 축하한다고 해줬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동생이고 오랫동안 같이 작품을 함께 했어요. 허명행 감독이 잘할 거라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죠. 허 감독 데뷔시키려고 제가 시나리오를 여러 개 준비했었어요. ‘황야’가 타이밍이 잘 맞은 거죠.

액션 안에도 감정과 드라마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것을 안 놓치는 감독이고 아이디어도 많아요. 무술 감독이라는 편견 없이 본다면, 그냥 감독으로만 봐도 제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아하는 감독 중에 한 명이죠.

캐릭터를 잘 잡아요. 각 인물에 대해 원안대로 과거사와 드라마 그리고 액션을 넣으니까 3시간 반짜리 영화가 나오겠더군요. 그걸 철저하게 오락 액션물로 게임처럼 만들자면서 주저 없이 걷어내고 필요한 것만 넣었어요. 허명행 감독의 그런 결정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영화에 나오지 않은 전사와 배경 지식을 설명 부탁드린다.

지완(이준영)은 제가 구해줘서 아빠처럼 형처럼 저를 따라다니는 거예요. 사실 액션을 잘하는 배우인데 그렇지 않게 나오죠. 수나(노정의)는 3년 전에 구해준 아이인데 제가 지켜내지 못한 딸과 닮았습니다. 드라마적으로 풍부해질 수는 있지만 이런 이야기는 클리셰가 될 수 있고 목표로 한 게임 같은 오락 영화를 못 만들겠더군요. 그래서 드라마는 걷어내고 액션 위주로 가기로 했습니다.

SF 장르라 시동이나 백두산 같은 영화의 캐릭터도 고민했는데 그냥 기존 마동석으로 최종적으로 결정했습니다.  

▲'황야' 마동석. ⓒ넷플릭스
▲'황야' 마동석. ⓒ넷플릭스

Q. ‘황야’에서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있으셨다면.

액션을 잘 모르면 비슷하게 보일 거예요. 예를 들어 ‘범죄도시’ 1~4편은 액션에 복싱을 쓰지만 완전히 달라요. 4편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처음 선보이는 한 번도 안 했던 액션이 나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3,000만 명이 보셨죠. 분명 기시감이 있을 겁니다. 그걸 피해 가려 하지 않고 또 다른 재미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어느 순간 제가 액션을 못 하게 되는 나이가 된다면 다른 장르의 영화가 될 겁니다.

Q. 이번에는 샷건 쏘는 액션을 보여준다. 

허명행 감독이 이번에는 과격하고 수위가 센 액션을 굉장히 보여주고 싶어 했었고 저도 찬성했습니다.

Q. 허명행 감독님은 흥행 요인으로 마동석을 꼽았다. 장르 자체가 마동석이라는 표현도 있다.

네~ (웃음) 액션 영화도 결이 여러 가지가 있어요. 한국 영화도 있고 할리우드 영화도 있죠. 저에게서 보고 싶어 하시는 것을 충족시켜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영화를 통해 엔터테이닝을 하는 엔터테이너입니다.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드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황야' 안지혜. ⓒ넷플릭스
▲'황야' 안지혜. ⓒ넷플릭스

Q. 액션 부분에서는 안지혜 배우가 맡은 이은호 중사를 빼놓을 수 없다. 기계체조 선수 출신이라서인지 액션에 임펙트가 강하다. 액션 영화계의 새로운 보석을 찾았다는 반응이다.

“액션 영화계의 새로운 보석 찾았다”라는 말이 나오게 하려고 안지혜 배우를 캐스팅했습니다.

거칠고 센 사람들이 많이 나오니까 액션 난도가 좀 높아요. 그냥 무술만 해서는 그 액션이 전부 소화가 안 되죠. 고민하던 차에 허 감독이 액션 스턴트 배우만큼 잘하는 친구가 한 명 있다고 해서 영화뿐만 아니라 연습 동영상까지 다 봤어요. 그렇게 오디션을 봤는데 인품도 너무 좋은 배우죠. 이 친구 빛이 좀 났으면 좋겠다 해서 액션 디자인할 때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Q. 만족스러웠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으셨다면 무엇인가.

계획대로 게임 같은 액션을 만든 것에는 만족합니다. 할리우드 쪽에서 놀라서 연락이 오는데 이 액션 장면을 어떻게 이런 예산으로 만들었냐고 해요. 그래서 시간적인 여유나 예산도 더 있었다면 영화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얘기 나누고 더 채워서 새로운 후속편이나 프리퀄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황야' 마동석. ⓒ넷플릭스
▲'황야' 마동석. ⓒ넷플릭스

Q. 마동석 배우의 미래 계획은 무엇인가.

저는 인기란 메뚜기 한철이라고 생각해요. 있다가도 없어지는 거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아요. 그냥 일을 즐겁게 하고 싶어요. 어릴 때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냈기에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고 행복합니다. 글로벌 1위의 영예가 아니더라도 영화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것 자체로 감사합니다. 

길게 마라톤처럼 생각하면 짧은 구간입니다. 제가 20년 정도 글 쓰면서 같이 준비했던 영화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어요. 저는 최대한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도록 노력해서 만들고 있어요. 그게 안 이루어질 때도 있고 범도 시리즈를 하면서 재미없는 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도전 안 하는 것보다는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복싱 선수 출신인데 이기는 싸움만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요. 링에서의 경험이 많아야 더 좋은 선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저는 완성형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넷플릭스 1위를 했고 ‘이터널스’를 통해 할리우드 연기도 보여주셨다. 최근 스티븐 연 배우가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을 받았다. 세계 시장을 향한 마동석의 영어 연기 작품도 현재 진행 중인지 궁금하다.

제가 제작하고 기획 중인 할리우드 영화가 많이 있습니다. 이미 찍었어야 했던 작품도 몇 개 있죠. 이게 2년간의 미국 작가 파업 때문에 많이 밀렸죠. 그중에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파라마운트에서 실베스터 스탤론 형님과 공동 제작하는 ‘악인전’이라는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있습니다. 리메이크작에서 제가 같은 롤로 출연하는 건 처음이에요. 

인스타에도 올렸는데 ‘NONSTOP’이라고 저와 이연걸, 토니 자, 이코 우웨이스 이렇게 아시아 출신 액션 배우들이 모여 만드는 액션 시리즈물도 준비 중입니다. 할리우드에서 만드는 게 아니라 반대로 한국 프로덕션에서 제작해 전 세계에 공개하는 작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 그냥 열심히 일만 하고 있어요. (웃음)

▲'NONSTOP' ⓒ마동석 인스타 캡처
▲'NONSTOP' ⓒ마동석 인스타 캡처

Q. 제작자로서 지향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전 영화로 인생이 바뀐 사람이에요. 영화 자체를 굉장히 좋아해서 영화를 놓지 않을 겁니다. 영화를 놓지 않을 거라 물론 배우 일도 놓지 않습니다. 제작자로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 나가다 보니 80여 편이 모였어요. 그걸 하나둘씩 꺼내고 있죠. 

제가 자신할 수 있는 건 할리우드에서 가장 좋은 팀들과 함께했던 미국 액션물을 접해본 경험이 있고 거기서 우리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한국 콘텐츠가 뛰어나다는 건 이미 증명됐죠. 그들은 ‘황야’를 보고 짧은 시간 안에 적은 예산으로 이렇게 찍었다는 것에 놀라요. 예로 들면 ‘이터널스’ 액션 신은 한 시퀀스를 찍을 때 6주가 걸렸어요. 그런데 저희는 같은 분량을 찍는데 2~3일이면 됩니다. 그런 기술이 저희에게 있는 거죠. 액션영화를 찍으려면 한국과 협업해야 한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황야' 마동석. ⓒ넷플릭스
▲'황야' 마동석. ⓒ넷플릭스

Q. 액션 장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 영화 ‘록키’를 보면서 중학교 때부터 복싱을 시작해 선수가 됐어요. 제 인생이 바뀌었죠. 어릴 때 성격이 과격했는데 복싱을 하면서 차분해졌고 겸손함도 배웠습니다. 액션 영화를 보면 그 순간 통쾌해지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요. 그게 영화를 만드는 엔터테이너가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영화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는 힘들어요. 그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이준영, 노정의 배우와의 연기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이준영 배우는 애늙은이 같은 면이 있어요. 친구 만나서 술 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복싱을 배우고 싶어 하더군요. 노정의 배우는 아역부터 시작했잖아요. 배우 일을 계속해서인지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인품이 훌륭해요. 두 배우와 같이 작업하면서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Q. 좀비 영화를 하셨으니 공포 영화에서 귀신도 때려잡아주셨으면 한다. 

그게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입니다. 빨리 개봉해야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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