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주간 삼성전자 등 반도체 3사 615만6,000주 매도...“이미 많이 오른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기관 투자자들이 반도체 관련 기업의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증권가의 리포트가 쏟아졌던 상황에서 올해 들어 되레 관련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2주간(2024년 1월 15일~26일) 국내 대표 반도체주(株)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3개사의 주식을 각각 466만주(3,423억원), 120만2,000주(1,670억원), 29만4,000주(169억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한국 상장 반도체 ETF를 총 694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2024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는 만큼 관련 주식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증권가의 리포트가 쏟아졌다는 것이다.
SK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2024년 차세대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관투자자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 투자신탁사 등이 포함되는데 기관투자자가 속한 증권사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을 전망하면서 정작 시장에선 관련 주식들을 대량 매도하고 있는 셈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이 올해 수출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라며 “큰 틀에서 해당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는 유효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트레이딩 관점에서 해당 주식이 이미 오른 경우 비중을 줄였다가 떨어졌을 때 늘리는 등의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 이어 “기관투자자들이 전망 좋은 회사의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은 해당 주식이 이미 많이 오른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들어서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인 내용을 찾기 어렵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공급 관점에서 우려 하락에 따른 2025년까지의 성장 사이클에 대한 가시성과 AI 기반의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올 2분기부터 메모리 업계의 탄력적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실적 발표와 함께 올 한해 반도체 산업의 회복과 가동률 상승을 언급하며,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성장 전망치를 공유한 상황인 만큼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당사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전망을 함에 있어 '일반 서버 수요의 서프라이즈 여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시각을 공유해왔는데, 이번 TSMC의 실적은 2분기부터 서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