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비문화의 확산으로 패션계에서 인조가죽 등의 비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The Guardian 홈페이지 캡쳐
▲친환경 소비문화의 확산으로 패션계에서 인조가죽 등의 비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The Guardian 홈페이지 캡쳐

인조가죽, 동물 학대 없이 만든 소재라 대표적 친환경 의류 제품으로 선호

천연가죽과 같은 내구성과 착용감 위해 폴리우레탄(PU) 코팅 필수

현재 PU 코팅된 혼합 소재는 재활용 불가

[SR(에스알)타임스 조인숙 기자] 최근 패션계에서도 친환경 비건 의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친환경 소비문화 덕분이다. 이런 맥락에서 인조가죽은 동물 학대나 동물 착취 없이 만든 소재라는 인식 때문에 대표적인 친환경 의류 제품 중 하나로 인식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인조가죽이 정말 친환경 비건 소재일까?

전 세계 영향력 있는 패션피플 중 한 명인 카일리 제너가 최근 자신의 의류 브랜드 KHY를 론칭하면서 인조가죽(faux leather)으로만 만든 의류 컬렉션을 선보였다. 컬렉션에 선보인 의류들은 두껍고 묵직한 소재로 제작된 트렌치코트에서 드레스, 바지 등으로 마치 천연가죽으로 만든 것처럼 멋지게 바느질되어 있다.

인조가죽은 천연가죽과 비슷한 촉감을 내기 위해 폴리우레탄을 사용하여 만든 소재이다. 인조가죽으로 만든 의류는 대량 생산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영원히 입을 수 있는 인류가 만들어낸 역작이기도 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인조가죽이 화석 연료 산업의 산물로서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소재가 기후 위기와 생태계를 파괴하는 오염의 주범이 된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에게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윤리적 선택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패스트푸드점의 비건버거처럼 인조가죽 스커트가 친환경적 선택이 아닐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모토로 컨설팅하는 기업 The Right Project의 소재 전문가는 가디언(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인조가죽은 매우 부정확하고 모호한 용어”라고 말하며 “우리는 신소재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장점을 살려야 하지만 신소재를 폐기하는 시점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치 않다. 우선 신소재의 생산이나 사용을 규제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일회용 비닐봉지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의류 브랜드에서 대량으로 플라스틱 소재의 의류를 생산하고 있는 현실을 제지할 수 없다.

천연가죽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신소재도 많다. 올해 말까지 동물 가죽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코펜하겐의 브랜드 가니(Ganni)는 박테리아에서 배양한 소재로 만든 시그니처 가방을 개발 중이다.

또 포도주를 생산한 후 남은 재료나 토마토, 파인애플, 버섯 등 농업 폐기물로 천연가죽의 대체 소재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천연가죽과 같은 내구성과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폴리우레탄(PU) 가공이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PU로 코팅된 혼합 소재는 현재로서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The Right Project의 소재 전문가는 “단순히 동물 보호 관점에서 비건 의류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그 소재를 폐기할 때도 친환경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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