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SRT(에스알 타임스) 이정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로 취임 25주년을 맞았다.

최 회장은 1998년 9월 1일 SK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선친인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별세한 직후 외환위기로 대기업들까지 연이어 문을 닫던 암울한 시기였다. 당시 최 회장 취임 일성은 “혁신적인 변화를 할 것이냐(딥 체인지·Deep Change), 천천히 사라질 것이냐(Slow Death)”였다. 기업생존을 위해 그룹 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꿔 나갈 것을 촉구한 것.

그로부터 25년. 최 회장은 그룹 특유의 위기극복 DNA와 패기, 도전과 혁신의 전통으로 딥 체인지를 끊임없이 추진해 SK그룹 체질을 지속가능 및 미래성장 사업구조로 탈바꿈시켜 놨다.

SK그룹은 자산 및 매출 등 경영 모든 분야에서 성장을 거듭해 글로벌 기업으로 ‘퀀텀 점프'했다. 최 회장 취임 당시 에너지∙정보기술(ICT) 주력분야에 이어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 등 그린·첨단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질적 확장을 이뤄내 더 큰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SK그룹이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새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 만큼 막대한 외부 자금 조달로 재무 부담이 커진 데다 불확실한 대외여건으로 에너지, 반도체 등 주력분야의 실적이 악화한 점 등이 그것이다.

ⓒ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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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혁신·지배구조 개선 등 통해 '양적 성장'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이 취임한 1998년 32조8,000억원이었던 SK그룹 자산은 지난 5월 기준 327조3,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계 순위도 5위에서 2위(2022년 5월 이후)로 3계단 뛰었다. 매출은 1998년 37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24조2,000억원으로 6배, 영업이익은 2조에서 18조8,000억원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SK그룹 시가총액은 3조8,000억원에서 137조3,000억원으로 36배 이상 증가했다. 수출액은 8조3,000억원에서 83조4,000억원으로 10배 늘어났다.

이같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 및 글로벌 사업영토 확장은 SK그룹의 성장 원동력이 됐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해외시장 개척, 수출 드라이브 등을 통해 내수기업으로 인식되던 SK그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또 최 회장은 2002년 ‘따로 또 같이’ 경영 선언으로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따로’)과 그룹의 자율적 참여(‘또 같이’) 등 그룹 지배구조 변화를 이끌었다. 이어진 2004년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선언,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을 통해 선진적 지배구조와 경쟁력 있는 사업구조를 갖춘 선진형 기업으로 거듭났다.

◆BBC·수소 등 신성장동력 중심 글로벌 기업으로 '질적 확장'

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무게중심을 BBC 중심 그린·첨단 산업으로 옮겨 간 것은 2012년 2월 하이닉스 인수 때부터다. 최 회장은 당시 에너지·화학 및 정보통신 등 2개 분야만으로는 지속 성장∙발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내 반대에도 하이닉스 인수를 밀어 부쳐 관철시켰다. 하이닉스가 ‘글로벌’과 ‘기술’ 양날개를 모두 갖췄다고 봐서다.

이후 최 회장의 적극적 기술·시설 투자에 따라 SK하이닉스는 ▲M12~M16 공장 증설(2012~2021년)과 ▲키옥시아 지분 투자(2017년, 4조원)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부 인수(2020년, 10조3000억원) ▲OCI머티리얼즈 인수(2015년) ▲LG실트론 인수(2017년) 등을 통해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동시에 글로벌 탑티어 회사로 발돋움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및 지속가능성장을 강조하며 탈탄소 그린·첨단 산업 추진에 속도를 냈다. 이에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수소 ▲신재생에너지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시유전(폐플라스틱 열분해) ▲폐기물 및 수처리 등 사업이 SK 핵심 성장동력으로 성장을 이뤄 나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SK온은 미국 조지아 1·2공장 준공에 이어 지난해 7월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공식 출범해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3개 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 헝가리 코마롬시 1·2공장, 헝가리 이반차시 3공장, 중국 창저우·후이저우·옌청 공장을 포함해 지난해 말 연간 88GWh 생산능력을 갖췄고, 2030년까지 70kWh급 승용차 7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500GWh 규모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1999년 SK케미칼이 국산 신약 1호 항암제 ‘선플라’를 개발한 데 이어 SK바이오팜이 2015년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독자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 인수(2017년) ▲위탁개발생산(CDMO) 미국 기업 앰팩(Ampac) 지분 100% 인수(2018년) ▲한국·미국·유럽에 걸친 CDMO 사업 통합 운영을 위한 SK팜테코 설립(2019년) 등 성장세를 이어왔다.

또 SK와 SK E&S는 2021년 각각 9,000억원씩 총 1조8,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수소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 지분 9.9%를 인수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SMR 회사 미국 테라파워에 32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그린 에너지사업 분야에도 가속도를 붙여 나가고 있다.

ⓒ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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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SV·ESG 등 지속가능성장 이끌어

최태원 회장은 ESG 경영 실천에 꾸준히 집중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SK그룹은 사회적 가치·ESG 경영을 체계적이고 선도적으로 추진한 기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이 사회적가치(SV)·ESG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지속가능성장 추구 경영전략을 적극 추진한데 따른 것이라고 SK그룹은 전했다.

이의 하나로 2020년 11월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그룹 8개 관계사가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가입했다. 2021년 6월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는 최 회장이 SK그룹 차원의 넷제로(탄소중립) 조기 추진을 주문했다. 이어 그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에 해당하는 2억톤의 탄소를 줄이는 데 SK가 기여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최 회장은 전통적 기업 및 기업가상을 뒤집어 이윤추구를 넘어서는 지속가능성장 철학을 한국 사회에 전파하고 있다.

SK그룹은 2016년 그룹 경영철학이자 실천 방법론인 SKMS(SK Management System)에 사회적가치 창출 조항을 명문화해 넣었다. 또 2018년부터 경제적가치와 SV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DBL)’ 경영을 강조해 추진하면서 매년 사회적가치 창출액을 측정·발표해 왔다. 2022년 SK그룹이 창출한 사회적가치는 총 20조5,000억원으로 2018년 측정 첫 해 16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연평균 5%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SK그룹은 설명했다.

특히 최 회장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사회적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성과’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개념을 처음 제안했고, 그해 카이스트에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했다. 2014년에는 자신의 책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발간해 사회문제 해결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을 제시했다. 2019년에는 국내 최대 사회적가치 플랫폼인 SOVAC(Social Value Connect)과 비영리연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을 출범시켰다.

뿐만 아니라 최 회장은 2021년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지난해 5월에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에 취임해 국가경제 및 사회발전을 위해 뛰면서 재계 및 사회 리더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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