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0주 동안의 대통령 직무 수행평가 ⓒ 한국갤럽
▲ 최근 20주 동안의 대통령 직무 수행평가 ⓒ 한국갤럽

[SR 삼라만상] 2016년 11월,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오뉴월 장의행렬, 가난한 노파의 눈물, 바이올렛 색과 검정색, 둔하게 울려오는 종소리, 바이올린의 G현, 산길에 흩어져 있는 비둘기의 깃….

독일 작가 안톤 슈나크는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란 글에서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을 슬프게 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건 차라리 낭만의 읊조림.

지금 우리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정도가 아니다. 만목수참(滿目愁慘). 온몸에서 혼(魂)이 빠져나가고 백(魄)이 사라져 그야말로 ‘살아있는 미라’가 되어버릴 지경이다. 정녕 신령한 우주의 기운이라도 있어 우리를 도와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샤머니즘 냄새 풀풀 나는 이상한 무리가 국정을 농단했단다. 독선과 아집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 ‘5% 지지’의 대통령은 아직도 민심이 천심임을 모른다. 내일(5일)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숨진 어느 농민의 장례식 날. ‘대통령 같지 않은 대통령’ 물러나라는 촛불은 또 얼마나 훨훨 타오를 것인가.

시간이 없다. 저 흔들리는 촛불이 다 타들어가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통령 특검 수용이 무슨 의미가 있고 책임총리, 아니 사실상 거국내각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천산지산할 것 없다. 광장의 외침에 답이 있을 뿐. 오늘도 불면의 밤을 보내는 국민이 애처롭지도 않은가. 응답하라! 응답하라!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