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 SR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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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추천 총리’를 국회에 요청한 것과 관련, “합의가 안 될 것 같아서 (총리) 지명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지명자 지위를 가지고 압박할 수 있는 수단들이 무엇인가 찾아보는 게 내 도리가 아닌가”라고도 했다. 요컨대 당장 사퇴할 뜻이 없다는 얘기다. 참혹할 정도로 민망한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든 만회해 보려는 둔사(遁辭)로만 읽히니 안쓰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스캔들로 대통령 ‘하야’ ‘탄핵’ 목소리가 지축을 흔드는 시국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그런 뜻을 헤아리긴 하는지 예의 오기인사를 보란 듯이 단행했고, 김 내정자는 이를 덥석 물었다.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는 것은 무엇이고 꿀찌럭거리며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은 또 무엇인가. 한마디로 ‘웃픈’ 개그다. 한 인간을 실없는 ‘바보’로 만들어버린 대통령이나 눈앞의 권력 생각에 세상 보는 눈마저 멀어버린 듯한 김 내정자나 딱하긴 매한가지다.

김 내정자는 지금 “소멸”이니 “존재”니 형이상학적인 단어를 나열하며 “나한테 (거취에 대해) 질문할 이유가 없다”고 말장난 할 때가 아니다. 국민 정신건강에 안 좋다. 당장 물러나라. 자존이고 명예고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고도 여전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마음을 먹다니 그야말로 멘탈 갑이다. 이면체면 가리지 않는 권력의 부나방, 그 이름 폴리페서. 도대체 언제쯤이나 이런 부박한 인간들이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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