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
ⓒ각 사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DB손해보험이 지난해 누적 순이익에서 현대해상을 3,380억원 가량 앞서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산규모만 놓고 보면 DB손보가 현대해상보다 2조원 가량 뒤처진다. 보험영업 손실을 자산투자를 통해 메꾸는 영업 관행을 감안하면, 손해율과 비용통제력의 차이가 두 손보사 순이익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DB손보가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인보험 등에서 손해율과 사업비를 줄이는 이른바 ‘알짜’ 경영에 나서면서 자산규모가 작지만 순이익 면에서 현대해상을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각사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해 누적 순이익 7,7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6%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누적 순이익 4,38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보다 43.2% 증가한 액수다.

DB손보와 현대해상은 최근 5년간 평균적으로 2조원대의 자산 규모 차이를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현대해상이 최대 4조원 가까이 자산 규모에서 DB손보를 앞섰다.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자산규모는 2016년말 기준 2조5,000억원, 2017년말 기준 2조7,000억원, 2018년말 기준 3조9,000억원, 2019년말 2조2,000억원의 차이를 보였다.

2020년 말에는 현대해상이 48조8,203억원, DB손보는 47조1243억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후 지난해 말엔 현대해상이 52조2,907억원으로 DB손보(51조1,881억원)를 총 자산규모에서 따돌렸다.

◆ 양사 순이익, 비용 절감 차이가 갈랐다

업계에선 현대해상이 자산규모에서 월등히 앞서면서도 상대적으로 순이익이 떨어지는 것은 두 회사의 비용 절감 전략 차이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보험영업의 손실을 자산운용을 통해 메꾸는 실상을 감안하면, 단순계산으로 현대해상이 더 많은 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필요 없는 것은 최대한 쳐내는 내실 다지기에 DB손보가 더 집중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DB손보의 누적손해율은 82.1%로 현대해상(83.7%)보다 1.6%포인트 낮았다. 특히 손해율 문제가 가장 심각한 자동차 보험도 DB손보가 같은 기간 누적손해율 79.5%로 현대해상(81.2%)을 1.7%포인트 차로 눌렀다.

사업비도 현대해상보다 적게 지출했다. 같은 기간 사업비율은 DB손보가 19.6%, 현대해상이 20.5%로 나타났다. DB손보는 대형사 중 가장 임금이 적고 명예퇴직에 비용도 쓰지 않을 정도로 사업비를 아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인, 대물 손해사정 업무를 본사에서 자회사로 분리해 조직을 슬림화 둔 영향도 DB손보의 비용 절감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DB손보의 전체 취급 상품의 지난해 합산비율도 101.7%로 현대해상(104.2%)보다 2.5%포인트 낮았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수치로 100%를 기준으로 높으면 손해, 낮으면 그만큼 이익이 난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손해율은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하고 사업비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인건비 ▲마케팅 비용 ▲모집수수료 등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이런 흐름 속에 자산투자도 DB손보가 더 많은 이익을 거뒀다. DB손보의 지난해 투자이익은 1조3,039억원으로 현대해상(1조2,111억원)을 928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들은) 보험영업에서 손실을 입고, 대신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리는 투자영업에서 이익을 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DB손보가 효율적 자산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비용 측면에서도) 손해율과 사업비 지출을 줄이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덩치가 큰 현대해상을 순이익에서 앞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