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 시장 독과점 우려로 인수 땐 공동인수 유력할 듯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친환경 경영, 글로벌 경영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는 와중 영국을 방문하며 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합병(M&A)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해외를 돌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멕시코, 13일 파나마를 방문한 데 이어 14일부터는 영국에 머물며 현지 사업장 및 연구소 점검 등을 하고 있다. M&A 매물로 나온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 관련 미팅 가능성도 제기된다.

ARM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IT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인수 가격은 70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지난 2분기 기준 125조원의 현금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인 만큼 인수 능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면 최근 강화하고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AP 칩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사의 스마트폰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경영학부)는 "삼성전자가 지금까지는 비메모리 부분에서 떨어지는 경쟁력을 자체 기술력을 통해 개선해 나갔다"며 "비메모리 반도체가 고역량 고기술이 필요한 만큼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은 이 시기에 적절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도 "삼성전자도 AP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ARM의 저작권을 토대로 기술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로열티 수익 등 여러가지 측면으로 보았을 때 ARM 인수가 삼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독과점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인수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 및 관련장치 기업인 엔비디아(NVIDIA)가 독자적으로 ARM 인수를 추진하다가 반독점 규제와 반도체 기업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때문에 만약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한다면 여러 국적의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공동 인수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초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라며 "여러 국가의 업체들과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 확보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RM을 반도체 관련 회사가 홀로 가져가게 되면 독점이라는 이슈가 생길수 밖에 없다"며 "반독점을 심사하는 경쟁 당국과 기업들이 허가를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