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은행 등…3월 평균 취급 신용점수 919.5점
자체 신용평가 활용, 건전성 관리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고신용자도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른바 대출 ‘빗장걸기’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전제적으로 신용점수가 높아진 ‘점수 인플레이션’ 상황에 은행들이 자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분석했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가계신용대출(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취급 신용점수는 919.5점이었다. 신용점수는 지난해 11월(896.8점) 이후 상승세다.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신용등급은 점수에 따라 1등급 942~1000점, 2등급 891~941점, 3등급 832~890점, 4등급 768~831점으로 3등급까지 고신용자로 분류한다. 평균점수가 900점대를 기록하며 3등급 차주도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신용점수를 평가하는 다양한 경로가 생긴 탓이다. 통신비·국민연금·보험료 등 납부 정보를 신용점수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다. 퀴즈를 풀면 신용점수를 더 주는 등 신용점수를 올리는 다양한 방법도 생겨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대안 신용평가체계(CSS)를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이란 과제를 가지고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과 고령층 등에 5대 시중은행의 2.2배 수준의 대출금을 내주고 있다. 소득, 신용이력과 통신(KT)·유통 등 대안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하고 있는데, 신용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점수 하위 50% 기준 점수는 879점 이하로, 1년 전보다 5점 상승했다. 신용점수 950점 이상 초고신용자는 지난해 말 1314만6532명으로 전년 대비 147만명 이상 늘었는데 그 비중이 전체의 4분의 1을 넘었다.
문제는 향후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3.5%까지 올린 후 10차례 연속 동결하며 기존 금리를 유지했다. 연내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리 인하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은행권의 연체율이 높아질 개연성이 큰 상황인 것이다.
높은 기준금리는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통상 6개월 또는 1년마다 지표금리를 반영하는 변동형 비중이 많은 국내 대출 시장 특성상 빚이 많은 사람은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진다. 연체율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지난 2월 말 국내 은행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비율)은 전달보다 0.06%포인트 커진 0.51%로 집계됐다. 2019년 5월 0.51% 이후 최고치다.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0.27%로 안정적이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연체율은 1월 0.74%에서 2월 0.84%까지 치솟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고금리 기조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은행의 신용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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