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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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2월, 은행채 잔액 107.7조

대기업 중심 대출 증가, 가계대출 둔화…자금 조달 부담 줄어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의 은행채 발행이 정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은행들이 예수금과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예수금 잔액이 양호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채 발행 유인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이다. 특히 기업대출 자금수요가 꾸준하지만 한편에선 금융당국의 규제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은행들이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대적으로 자금 지출이 줄면서 조달 부담이 적어진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2월 말 은행채 발행 잔액은 107조7,413억원으로 지난해 2월 말 100조8,713억원보다 6.8%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발행 규모로 보면 은행채 잔액은 대기업 대출보다 증가 폭이 적었다.

조사대상 은행의 은행채 잔액은 작년 7월 말 기준 90조9,313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은행들 입장에서 자금 조달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잔액이 늘었지만 가계대출 증가가 둔화 양상을 나타내면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감소한 것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141조8,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 말 111조558억원과 비교해 27.7% 늘어난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599조8,677억원에서 634조9,017억원으로 약 5.84% 증가했다.

반면 지난달 기준 조사대상 은행들의 가계 대출 잔액은 695조7,922억원으로 지난해 2월 말 대비 1.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4.74% 늘었으나, 개인신용대출이 8.64% 감소했던 탓이다.

◆ 은행채 발행 폭 ‘둔화’…예수금 급증 ‘영향’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은행권 전체의 예금 잔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1,649조712억원으로 작년 1월 말 보다 3.6% 증가했다. 예수금이 늘면서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를 줄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조사대상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월 말 기준 886조2,501억원으로, 전월보다 23조6,316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도 1월 13조3,228억원에서 10조원 이상 확대됐다. 이들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12개월 기준)는 대체로 연 3.50~3.65%에 형성돼 있다.

은행권에선 올해 미국 등의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격적으로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3%대 중반 예금금리라도 받기 위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업대출 위주의 성장을 추진하면서 대출자산이 늘었지만 (규제 속에서) 가계대출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기에 큰 틀에서 전체 대출 증가가 두드러진 양상을 나타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자금 수요에 대한 은행들의 조달 부담이 크지 않기에 은행채 발행도 주춤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하반기 중앙은행들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금리인하 폭 등을 고려해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며 “기업이나 가계의 자금 수요는 꾸준하기에 (완화된 금리 환경에서) 은행들이 낮은 금리로 발행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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