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시사에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본격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SRT(에스알 타임스) 한시은 기자]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며 우리나라의 피벗(통화정책 방향전환) 시점에도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자금의 흐름이 증시로 이동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20조원 가까이 줄었고, 증시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0조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인하와 함께 체감경기가 살아나는 하반기에 매수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3%대로 하락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대를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3.90%로 최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까지 4%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고 이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할 유인이 사라진 상황이다. 미 연준은 올해 목표금리를 4.6%로 낮춰 잡았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통상 은행권의 정기예금은 은행채 1년물을 반영해 산정된다.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를 선반영한 은행권이 정기예금 금리를 낮춘 것이다. 

정기예금 잔액도 한 달 새 20조 가까이 빠졌다. 실제 조사대상 은행의 지난해 12월 정기예금 잔액은 849조2,957억원으로 전월보다 19조4,412억원 감소했다.

◆ 예금에서 증시로 자금 이동…웃는 ‘네카오’

주식시장은 금리인하가 호재로 작용한다. 금리인하로 인해 국내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금리 인하는 안전자산보다는 주식 등의 위험자산으로 자금 이동을 가속화 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빠져 나간 정기예금 잔액이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성장주 ‘네카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래에 얻을 가치를 담보로 투자하는 성장주는 이자 부담이 작아지는 금리인하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2일 19만800원으로 마감되며 전날 대비 3,100원 올랐다. 12월 4일은 21만500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월 8일 오전 10시 기준 22만8,100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카카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4일 5만800원으로 종가 마감하면서 8월 이후 다시 5만원 대로 재진입했다. 올해 1월 4일에는 5만7,200원으로 다시 올랐다. 8일 오전 10시 기준 5만8,400원으로 올랐다.

외국인도 ‘네카오’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4일부터 1월 4일까지 한 달간 네이버와 카카오의 외국인 순매수 액수를 보면 각각 1,937억원, 1,841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상위종목에도 나란히 5위와 7위를 기록했다.

◆ 남은 건 부동산…혼조세 전망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은 또 있다. 부동산이다. 고금리로 인해 매수 심리가 꺾이고 ‘영끌’ 바람도 사그라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거래절벽으로 이어졌다. 금리가 인하되면 얼어붙은 매수와 이에 따른 집값 하락 등, 부동산 시장 경색이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동산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자본을 끌어 들여서 매수를 하는 원리”라면서 “대출이자가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기준 금리가 조정되면 하반기에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부동산 매수 여력도 높아진다. 특히 내집 마련이 필요한 실거주자의 매수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 이렇게 매도자와 매수자의 간극이 좁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학환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 정책연구원)은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내려도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과 시차가 있고 부동산 소비 심리지수 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상반기에는 가격이 보합 또는 소폭 하락하는 분위기 일 것”이라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부동산 PF 위기가 있다 보니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수급불균형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