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철 GC녹십자 대표. ⓒGC녹십자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GC녹십자

‘헌터라제’ 수출 감소 등 원인 지난해 실적 ‘곤두박질’

허 대표, 정리해고 진행 속 성과급 7500만원 챙겨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허은철 GC녹십자 대표가 지난해 실적 부진 등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성과급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력 구조조정까지 진행한 만큼허 대표가 자기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의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9%, 57.6% 줄어든 1조6,266억원, 344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비 128.5% 줄어든 198억원의 순손실을 시현했다. 

직원수는 2,272명으로 전년보다 30명 감소했다.이들의 평균 급여액은 7,000만원이다. 회사 사정을 감안해 지난해 말 정리해고도 진행됐다. 

문제는 허은철 대표가 이러한 상황에도 성과급을 챙겼다는 점이다.

허 대표는 창업주인 허영섭 선대 회장의 차남이다. 2009년 입사해 최고기술경영자(부사장)를 역임, 2013년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5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 친 반면 경쟁사인 대형 제약사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등이 모두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다.

녹십자의 실적 악화 주요 원인으로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수출 감소와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IVIG-SN) 알리글로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지연이 꼽힌다.

이런 가운데 허은철 대표의 지난해 연봉은 8억9,900만원으로 책정됐다. 급여 8억2,100만원과 상여 7,5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상여금은 회사내 조직의 성과, 목표달성에 기여한 경우 각 임원의 업무 성과를 평가해 이사회 결의로 결정된 금액이다. 평균 급여 7,000만원인 직원의 12배 수준이다. 연봉이 9억5,000만원으로 책정된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성과급을 받지 않았다. 

녹십자는 지난해 백신담합으로 인해 고발을 당했다. 지난해 2월 백신담합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고발당한데 이어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인 자궁경부암백신을 담합,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국가예방접종(NIP) 입찰에서 도매업체를 들러리로 세워 경쟁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전해졌다.

녹십자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특수가 지난데 따른 독감백신 매출 감소와 함께 혈장원가 상승으로 인한 복합적인 원인으로 실적이 줄어든 것”이라며 “담합건의 경우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 회사의 과실로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VIG-SN 알리글로가 지난해 12월 FDA 승인을 받으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 요소가 해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알리글로는 천성 면역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올 하반기 GC녹십자의 미국 자회사인 GC바이오파마 USA를 통해 미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알리글로는 국내 혈액제제가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첫 사례라는 상징적인 의미 이상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혈액제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와 설비 투자,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수적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생산자가 매우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공급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수익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의 2023년 실적은 백신 비즈니스의 저성장, 고가인 희귀 질환 치료제 헌터라제의 판매 감소로 불안정한 수익 창출력이 노출된 상황”이라며 “FDA 승인 이후 3분기 출시 예정인 면역글로불린 정맥 주사 알리글로의 판매 추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GC녹십자 사옥. ⓒGC녹십자
▲경기도 용인시 GC녹십자 사옥. ⓒGC녹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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