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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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외화 단기 차입 ‘85.53%’ 급등

“환전수요 등 대응”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시중은행의 외화 단기 차입금이 1조원 이상 급증했다. 달러강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해외 주식과 채권 투자가 늘면서 환전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달러화 차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은행들이 환이익을 목적으로 해외에서 돈을 빌려 국내에서 대출금 등으로 운용하려는 수요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달러가치가 급등해 외환거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화 유동성 관리 필요성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외화 콜머니 평균 잔액은 4조4,266억원으로 전년(3조2,851억원) 대비 25.78%(1조1,415억원) 증가했다.

외화 콜머니는 은행 간에 초단기로 외화를 빌리는 거래로, 이와 같은 단기성 외화자금은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빠져나갈 우려가 커 비율이 낮을수록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외화 콜머니 평균 잔액은 9,118억원으로 전년(1,410억원) 대비 85.53% 늘었다.

규모면에선 신한은행이 가장 컸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외화콜 평균 잔액은 1조3,288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1조2,804억원), 하나은행(9,056억원)과 비교해도 많다.

문제는 외화 만기 불일치 갭이다.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외화 단기 부채가 외화 자산 보다 늘면서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1년 5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터치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했던 건 1997~1998년 외환 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4번째다.

외화 만기 불일치 갭을 보면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6.62%에서 4분기 7.04%로 올라왔고, 우리은행도 지난해 3분기 4.64%에서 4분기 6.78%로 많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도 3.02%에서 3.80%까지 상승했다.

늘어난 초단기 외화부채가 유동성을 갉아먹는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콜머니와 같은 단기 자금 공급이 많아지면, 예상되는 순 현금유출 규모가 커져 유동성 지표가 하락하게 되는 구조다. 실제 지난해 4분기 4대 은행의 평균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47.65%로 지난 10월 말 대비 10.59%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단순하게 보면) 은행권을 중심으로 단기외채 비율이 급등하는 것은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 달러 강세에 따른 외화 유동성 경색 우려 또한 커지고 있는데 건전성 훼손,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채권자금 유출 등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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