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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빅3, 부동산담보대출 27.5조

- “은행 대출 규제, 대출 수요 이동”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빅3 생명보험사에서 나간 부동산담보대출이 지난해에만 3조원 넘게 불어나며 27조6,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은행 대출을 강하게 옥죄자 아직 비교적 규제가 약한 보험업계로 관련 수요가 옮겨간 탓이다. 은행권과 금리가 비슷하거나 큰 차이가 없어 보험사 대출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3개 생보사가 보유한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총 27조5,514억원으로 전년 말(24조3,537억원)보다 13.1%(3조1,977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보험사의 지난 2019년 해당 대출금은 24조3,537억원으로 1년 전(23조9,524억원)보다 1.7%(4,013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치상 비교하면 지난해에만 8배에 달하는 규모로 늘어난 셈이다.

생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생명의 부동산담보대출은 지난해 말 20조3,225억원으로 전년 말(17조8,087억원) 대비 14.1%(2조5,13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 역시 4조276억원에서 4조9,172억원으로 22.1%(8,896억원) 증가했다. 반면 교보생명은 2조5,174억원에서 2조3,118억원으로 8.2%(2056억원) 줄었다.

이러한 보험사 부동산대출의 움직임을 두고 배경에는 정부 규제의 역풍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대차보호법의 부작용으로 지난해부터 전셋값이 치솟아 대출수요가 폭증했는데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2월까지 3조5,000억원 이상 불어나 은행들이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보험사를 통한 대출이 부각되는 것이란 설명이다.

더욱이 은행보다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은 보험사 대출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만 보더라도 보험사가 은행보다 느슨하다.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면 은행은 DSR 제한이 40%지만 보험사에서는 50%다.

이 와중 은행과의 이자율 차이가 크게 좁혀지면서 비용 부담이 축소된 측면도 보험사 대출에 이전보다 많은 고객들이 몰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생보사 주담대 최저금리는 은행권과 비슷한 2.41~3.08% 정도다.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려하면서 우대금리폭을 0.2~0.3% 축소해 보험사와의 금리 간격이 더욱 좁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리스크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금융당국이 배당자제 등 재무건전성 강화를 주문했는데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대출 영업이 계속되면 생보업계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금리 면에서 유리하다는 고정관념이 사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처럼 신규카드 발급이나 자동이체와 같은 부수거래 조건도 없고 중도상환수수료 50%~100% 면제되는 점 등에서 유인효과 크기에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보험사 대출 규모는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로 이자와 대출원금 상환유예가 9월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잠재적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 생보사가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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