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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분기 유동성 자산 54조3,614억원

- 1년 전 보다 7조5,782억원 ↑

- 단기자산 늘수록 투자수익 악재…‘딜레마’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생명·손해보험사의 지난해 3분기 유동성자산이 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7조원 이상 증가했다. 유동성자산은 3개월 미만의 단기 자산을 말하는데,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보유가 늘었단 의미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다가오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면서도 초저금리에 단기자산 보유가 늘어 투자수익률 하락할 수 있단 위기감에 각 보험사가 ‘신중모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업의 특성상 수입보험료가 장기간 걸쳐 발생하는데 중도해지와 효력상실환급금이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안목에 따른 균형감 있는 리스크 관리가 더 필요하단 시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40개 일반 생명·손해보험사들이 보유한 유동성 자산은 총 54조3,6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6조7,833억원) 보다 16.2%(7조5,782억원) 증가한 액수다.

보험사별로는 지난해 3분기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의 유동성 자산이 각각 5조3,382억원, 5조2,890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동양생명 4조662억원 ▲한화생명 3조8,854억원 ▲삼성화재 3조4,168억원 ▲교보생명 3조52억원 ▲현대해상 2조4,367억원 ▲DB손해보험 2조2,341억원 ▲KDB생명 2조1,388억원 ▲KB손해보험 1조9,131억원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악화가 이유로 꼽힌다. 보험 해지가 늘고 있는데 유동성 자산 확보를 통한 경기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것이다. 특히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될 경우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을 시가로 평가하기에 사실상 유동성 자산 확충이 필요한 실정이다.

보험 상품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할 경우 납입한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게 돼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보험을 중도에 해지한다는 것은 보험계약자가 원금손실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납입을 더 이어갈 여력이 없다는 사실을 뜻한다.

실제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4개 생명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은 지난해 10월 기준 22조7,17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69%(3,844억원) 증가했다. 손해보험사 역시 지난해 9월까지 10조1,61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6,412억원) 대비 5.12%(5,198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투자수익률이다. 보험사는 장기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에 단기자산인 유동성자산을 많이 보유 할수록 운용수익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저금리 여파에 보험사들의 투자 수익률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3.11%로 1년 전(3.36%)보다 0.25%포인트 떨어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자산 운용이 힘들어진 상황인데, 초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대체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험해지가 늘고 있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각 사의 사정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기에 이러한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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