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대림산업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대림산업

- 건설계열사 삼호·고려개발 '합병'

- 석유화학사업부에선 필림사업부문 '독립'

- 배당금 축소…적극적 투자 행보 예상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대림산업이 글로벌 디벨로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사업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경쟁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축소하면서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건설부문 계열사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해 신설법인을 오는 7월 출범시킬 예정이다.

삼호는 시공능력평가 30위 중견건설사로 지난 1986년 대림그룹에 편입됐다. 대림산업 자회사 중 가장 규모가 크며, 주택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삼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799억 원, 영업이익은 1,430억 원 규모다. 삼호의 대주주는 대림산업으로 72.94%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개발은 토목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한동안 워크아웃 상태에 머물다 지난해 11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고려개발은 지난해 매출액 6,849억 원, 영업이익 631억 원을 기록했다. 고려개발의 최대 주주 역시 대림산업으로 44.07%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두회사는 삼호가 존속법인, 고려개발이 소멸법인 형태로 합병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1 : 0.451로, 사명은 대림건설로 정해졌다. 합병 완료시 대림산업은 대림건설의 지분 63.94%를 보유하게 된다. 

회사측은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매출 1조9,649억 원, 자산 규모 1조 4,651억 원에 이르는 시평 16위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 예측했다.

대림산업은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으로 외형 확대를 통한 사업영역 및 수주 참여 기회 증가를 노리고 있다. 최근 건설 시장이 대형사 위주의 브랜드 경쟁으로 재편되다보니 중견 건설사를 합쳐 규모를 늘리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합병으로 자산 규모가 증가하게 되면 자금이 많이 필요한 개발형 투자 참여도 적극적으로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각각 회사가 강점을 가진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영업조직 및 지원조직을 확대·강화할 계획이다. 신설법인은 기존 대림산업의 주택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오는 5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7월 1일 합병절차를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건설부문에서 통합을 통한 조직 쇄신을 노린다면, 석유화학부에서는 분할을 통한 전문화를 꾀한다.

대림산업은 지난 2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존 석유화학부에 속해 있던 필름사업부를 분할해 '대림에프엔씨'를 설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대림에프엔씨는 자산 규모 862억 원으로 필름·코팅제 등을 생산하게 된다. 분할 기일은 오는 31일, 분할등기완료는 내달 6일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회사측은 필름사업부는 기존 석유화학부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성격이 달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법인을 분리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림산업이 6,2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크레이튼(Kraton)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도 회사 내 조직 하에 두지 않고 그대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한다. 이 제품은 수술용 장갑과 주사용기의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사용된다.

한편, 대림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301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어간 건설사는 대림산업이 유일하다. 영업이익률도 11.4%를 기록해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전년보다 23.4% 줄어든 503억 원으로 책정했다. 

조직 개편과 더불어 올해는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올해 석유화학 부문에서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통합은 브랜드 세분화 및 다각화로 볼 수 있다"며 "기존 사업과 시장을 나눠 가로주택정비 같은 별도의 사업을 담당함으로써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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