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롯데바이오로직스

제약바이오 관세율 15% 타결…바이오시밀러 ‘제외’

미국 내 유망 지역 매물·투자 관심 UP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대미 관세율이 타결된 가운데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유통과 관련한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미국 내 진출 유망 지역으로 꼽히는 뉴저지주에 위치한 바이오 기업들을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한국산 의약품에 대해 관세율 15%를 넘지 않도록 적용하기로 한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JFS)를 발표했다. 이는 최혜국대우(MFN)가 적용된 것으로,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같은 세율이다.

세부적으로 JFS는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에 대해선 무관세가 적용되지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은 바이오시밀러를 제네릭과 동일하게 볼지,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으로 볼지 고민해 왔는데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이에 미국에 공장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진출 최적지론 뉴저지가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각 12만 리터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3개의 생산시설로 구성된 송도 바이오 캠퍼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제1공장은 항체 의약품 생산 시설로 2026년 완공, 2027년 상반기 내 상업 생산이 목표다. 1공장 완공 시 미국 뉴욕에 위치한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4만 리터 생산 역량을 포함해 총 16만 리터의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제1공장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로 건설해 생산 효율 극대화와 품질관리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공정 유연성도 확보해 글로벌 잠재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폭넓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고 수준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갖춘 글로벌 탑 티어 CDMO기업으로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롯바 관계자는 “자사는 시러큐스 생산시설에서의 추가 수주와 함께 국내 CDMO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시장에서 지리적 이점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미국 뉴저지 소재의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제조시설 인수 계획을 밝힌 이후 당국의 기업결합신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저지는 존슨앤존슨, 머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등 세계적 제약사의 본사가 자리하고 있어 미 동북부의 대표적인 ‘빅파마 주(Big Pharma State)’로 꼽힌다. 최근에는 뉴저지경제개발공사(이하 NJEDA)가 지난 2020년 제정된 뉴저지 경제회복법을 기반으로 연구·혁신 분야의 민관 협력과 지역 균형발전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NJEDA는 혁신 지향적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일정 비율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아스파이어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연구기관·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클러스터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학-병원-혁신기업이 연계되는 ‘인재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 유치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혁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뉴저지 뉴브런즈윅에 조성 중인 ‘헬릭스’ 프로젝트는 뉴저지의 바이오 혁신 전략을 상징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2026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헬릭스’는 뉴브런즈윅 도심의 기차역 인근에 조성되는 대규모 생명과학 복합 혁신 단지로, NJEDA와 럿거스 로버트 우드 존슨 의과대학, 미들섹스 대학, 부동산 개발사 데브코가 공동으로 추진한다. 운영은 시카고와 보스턴에서 혁신센터를 운영 중인 포털 이노베이션스가 맡아 입주 기업관리와 회계, 의료 자문 등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관세 영향에 따라 미국 내 공장 신설,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물적분할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이달 초 출범했는데 출범 이후 바이오 플랫폼 개발사 '에피스넥스랩' 설립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미국 뉴저지 영내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력 보유 시설이 많아 레트로핏(기계 개량)에 최적화된 주로 꼽히며 셀트리온의 투자진출은 기존 부지를 활용한 재개발형 투자의 성공사례”라며 “셀트리온의 뉴저지 공장 인수는 뉴저지가 한국 바이오제조기업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순 산업단지를 넘어, 의료-연구-비즈니스-생활이 결합된 바이오 혁신 클로스터 모델로 설계된 헬릭스를 통해 한국의 많은 혁신 기업이 뉴저지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진출은 투자비 부담 등 비용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규제환경이나 시장진입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실보다는 득이 많은 상황”이라며 “FDA 승인을 위해 시설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제약 산업의 경우 기존에 승인을 받은 이력이 있는 시설을 활용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큰 매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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