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메리츠증권은 14일 한국전력에 대해 "해외 사업 비용이 늘었음에도 산업용 판매 증가가 실적을 견인하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목표주가를 기존 5만7,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높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전날 한전 종가는 4만9,250원이다.
한전은 올해 3분기 매출 27조5,724억원, 영업이익 5조6,51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66.4%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3조7,900억원으로 101.6% 급증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2분기 만에 산업용 판매량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긍정적 신호"라며 "산업용 계약은 수익성이 높아 실적 개선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4분기 원전 이용률은 다소 낮겠지만 SMP(전력도매가격)와 석탄 가격 하락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이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문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증축 등을 위해 2027년 연결 기준 20조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CAPEX)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이 발전하려면 전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12월 말 요금 인상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한전의 사업성과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유틸리티 업종 내 최선호주"라며 "요금 인상 외에도 배당 성향 조정, 원전 수출 등 추가 모멘텀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베트남과 미국이 유력한 차기 원전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 베트남 정부는 2035년까지 ‘닌투언-1·2’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며, 지난 9월 한전은 닌투언-2 발주처 PVN과 인력 양성 협력 워크숍을 진행했다. 베트남은 2050년까지 총 8GW 규모의 원전 증설을 예고한 상태다.
문 연구원은 "한전의 타깃 시장은 미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과 한전·한수원의 수출 거버넌스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우라늄 농축 비용을 내재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