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램 가격 연초대비 440% 폭등…공급 부족도 이어져
SK하이닉스 3Q 영업익, 전년비 62.2% 늘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대만의 세계적인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실적과 시가 총액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업 영역이 비슷한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가 예상된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국내 반도체 빅2의 실적·주가도 줄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TSMC의 시가총액은 1조5,270억 달러(약 2,184조원)로 아시아 시총 최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시총(약 2,300조원)에 근접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공개된 3분기 실적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다. TSMC의 3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30.3%, 39.1% 늘어난 9,899억 대만달러(약 46조원), 4,523억 대만달러(약 21조원)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까지 AI 관련 생산능력이 수요를 완전히 충족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자본지출이 수년간 높은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TSMC의 이 같은 활황은 전 세계적인 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로 분석된다. 이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먼저 삼성전자는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따른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일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현물 가격은 7.8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월 평균 1.46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440% 폭등한 것이다. DDR4 현물 가격이 7달러를 넘어선 것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마무리되던 201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DDR5 16G의 현물가격은 4.68달러에서 10.5달러로 두 배 뛰었다.
삼성전자의 연결기준으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15.33%, 158.55% 증가한 86조원, 12조 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14조1,000억원) 이후 3년 만의 최대치다.
상반기 부진했던 반도체 부문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호실적은 반도체 사업(DS)부의 개선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D램 제품믹스 개선으로 평균판매단가(ASP)가 업계 평균 수준을 상회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근 낸드(NAND) 가격 상승과 함께 비메모리 영업적자 규모도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사이클 내에서 AI 서버뿐 아니라 일반 서버 투자 확장은 업그레이드나 장애 시 다운타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케일아웃(서버 처리 능령 향상)' 구조로의 전환을 뜻한다"며 "D램 공급 부족 심화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협상에서 공급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메모리 전망치 상향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38.3%, 62.2% 증가한 24조 3,070억원, 11조 3,920조원을 전망한다”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12단 인증이 가장 앞서 있는 데다 D램 6세대 공정기술(1c)의 램프업(증산) 본격화, 범용 D램 경쟁력 강화 속 서버 중심의 수요 상향에 적기 대응 등으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