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클라우드 공공·글로벌 활로 모색하며 회복 '주력'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적자 지속에 재무안정성 '흔들'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인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실적이 희비를 보인 가운데, 올해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사는 2023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만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 구조를 안정화한 반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그치며 자본잠식이 이어졌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2023년 225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2024년 7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1조3,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가까이 증가했다. 수년간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그동안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과 AI 연구·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단기 손실을 감수해 왔다. 2023년에는 이러한 투자와 고정비 부담이 겹치며 적자가 발생한 것. 그러나 지난해부터 내부 효율화와 외부 고객 확대를 병행하면서 손익이 개선됐다.
특히 공공·금융 부문에서 AI 클라우드 수요가 늘고, 하이퍼클로바X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동·유럽 등 해외 디지털 전환(DX) 사업 수주도 확대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주택공사(NHC)와 전략적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 사업 확장 기반도 마련했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 정식 출시 이후 공공 프로젝트는 물론, 글로벌 사업도 확장하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며 "그룹 내 의존도를 줄이고 다방면으로 고객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여전히 수익성 회복에 고전하고 있다. 2023년 1,80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348억원으로 25.45% 감소했고, 1,413억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8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폭은 줄어들었지만 자본잠식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총계는 3,764억원, 자본 총계는 -1,715억원으로 마이너스 재무구조가 이어졌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출범 이후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안정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에 모회사 카카오는 지난 5월 2,5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 중 2,000억원은 단기 대여금 및 이자 회수에, 57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투입됐다. 이번 출자로 카카오의 지분율은 98.03%로 상승했다. 앞서 지난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로부터 2,00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이자율은 연 9.5%, 만기는 2026년 1월 1일이다. 5월 출자한 2,570억원 중 2,000억원이 단기대여금 상환에 사용되며 회계상 상계 처리됐고, 570억 원만 신규 자금으로 투입된 것이다.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클라우드 인프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2023년 7월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보유했던 B2B 검색 사업 부문을 포털 다음 운영법인 에이엑스지(AXZ)로 흡수 합병했다. 그러나 수년째 이어진 적자와 조직 재편으로 사실상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현재 AI 클라우드 인프라 핵심인 서비스형 GPU에서 리더십을 지속하기 위해 차세대 GPU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AI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위해 카카오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유상증자 진행 후 자본잠식은 해소된 상황이며 건전한 재무구조를 구축해 턴어라운드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효율화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 성과를 보였고, 현재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수익을 개선해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